[탐방] 청년이 없는 시대? 답십리교회는 청년이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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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교회에는 왜 이렇게 청년이많은 거예요?”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초면의 어느 집사님의 질문에 잠시 당황스러웠다.
“네? 아! 이 교회에 처음 오셨군요? 저도 그게 궁금해서 취재하러 온 거예요. 저도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가볍게 눈웃음으로 인사를 나눴다. 나중에야 답십리교회(담임목사 류대균) 청년회가 잘 된다는 소문을 듣고 자녀를 이곳에 보내고 싶은 마음에 미리 둘러보러 온 손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과연 그랬다. 1층에서도, 본당 입구에서도, 청년들이 안내를 하고 경배와 찬양을 인도하고 안식일학교를 이끌었다. 실내악 연주와 찬양 리드까지는 그래도 익숙한데 예배가 시작되자 장로가 아닌 청년이 담임목사와 함께 등단하고 대표기도를 했다. 이쯤 되니 순서지를 자세히 살피고 싶어졌다. 뒷장 안내에 ‘장년은 1층 주차장을, 청년은 지하주차장을 이용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회중을 찬찬히 둘러보니 교인 중 절반 가까이가 젊은이였다.
류대균 목사는 누구보다 청년목회에 자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부임해 보니 꾸준히 다니는 청년은 한 명도 없고 몇 년째 이어져 온 ‘소송’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2년쯤 지나자 청년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고, 부임한 지 4년 반이 지난 지금은 청년 단톡방에 75명이 들어와 있고 50여 명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우리 교회의 자랑은 청년이 많다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꾼’이 많은 것”이라 말하는 류 목사의 목회 철학은 △좋은 일꾼 양성(사역 배분) △1개의 달란트를 100배로 불릴 수 있는 리더 선출 △효율적인 공간 활용 △강점과 장점에 집중하기 △빠른 의사결정(열린 마음) 등이었다.
그런 방향을 잡은 배경에 대해서는 “좋은 교회가 뭘까 고민하다가 ‘녹명책에 적힌 (침례자)숫자보다 실제로 주를 위해서 일하는 일꾼이 많은 교회가 좋은 교회’(복음교역자, 200)라는 말씀을 읽었다. 성경에도 ‘빌라델비아교회는 작지만 책망이 없고, 라오디게아교회는 크지만 칭찬이 없었다’는 것이 떠올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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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좋은 일꾼을 늘려나간 방법을 묻자 “서너 명이 생겼을 때부터 안식일오후 부서, 소그룹 부서, 선교부 이런 식으로 청년마다 잘 해낼 만한 사역을 맡겼다. 함께 일을 하면 소통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지고, 일을 하면서 신앙 고민도 나누며 친해지게 마련이고 성과도 나올 수밖에 없다”고 답한다.
두 번째 “리더를 뽑을 때 10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고 1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을 텐데, 10개 가진 사람을 뽑지 않는다. 1개 가진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이 많으면 10개 가진 사람을 뽑았을 때보다 훨씬 큰 시너지가 발생해 100의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누군가에게 부탁할 때 거절당하지 않을 만한 사람을 리더로 선출하면 교인 100명인 교회에 일꾼이 100명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교회가 하나님께 인정받는 교회다”라는 말에서 확고한 그의 신념이 드러났다.
대부분 교회에서 청년반은 청년반 내에서만 활동한다. 교회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고맙지만 본인이 교회에 필요한 사람이라 인식하면 교회에 정착하게 된다. 답십리교회는 청년반 내에 부서만 9개다. △회장단 △소그룹부 △금요찬양팀 △교과공부 △안교기획부 △찬양팀 △안오부(안식일오후활동반) △실내악 △선교부 모두 균형을 이루며 활동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전문홍보회사 수준으로 운영 중이고 ‘류대균의 교과방송’도 류 목사와 매주 청년 한 명씩 돌아가며 진행하고 있다. 며칠 만에 조회 수가 수천 회를 돌파할 정도로 알려져 있어 이 방송을 보고 교회를 찾아오는 이도 많다.
세 번째, ‘공간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본당 크기만 신경 쓰지 말고 식당 공간을 넓히고 카페처럼 조성해 식사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도록 공간 비율을 재조정해야 한다. 인원이 늘어 예배드릴 공간이 부족하면 식당에서 빔프로젝트를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식당이 비좁으면 기다리는 것이 불편한 이들은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공간에 특정 대상만을 위한 방 이름을 붙이지 말고 목적과 용도에 맞게 언제든 누구라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류 목사는 실제로 이 문제에 대한 컨설팅을 수 차례 진행했다. 합회 주관 행사와 세미나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내용이다 보니 교회와 목회자들이 많이 참여하고 상담을 요청했다. 합회에 ‘교회 건축과 공간 사역에 대한 부서’를 신설하는 것도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 제언했다.
그가 네 번째로 강조한 ‘강점과 장점에 집중하기’. 예를 들어 음향 시설에 과감히 투자한 것이다. 찬양하기 좋아하는 청년들을 위해 찬양용 마이크뿐 아니라 악기 연주자들을 위한 마이크, 스피커도 최고급 장비로 마련하니 찬양이 좋아졌다. 찬양이 좋아지니 예배가 좋아지고 예배가 좋아지니 교회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잘 되고 있는 청년반에 집중하는 것’ 역시 어린이반이나 학생반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단다.
다섯 번째, 잘 되는 교회는 ‘결정이 쉽다’면서 “어른들이 청년들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무엇이든 해 볼 기회를 주시는 것에 감사하다. 길을 열어 주고 뒤에서 밀어주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당연한 원리”라고 부연했다. 답십리교회에 장로가 8명이나 있지만 예배 대표기도를 월 1회만 장로가 맡고 나머지 주는 청년이 맡고 있다. 보기 드문 일이긴 하지만 청년이 계속해서 몰려들고 열심히 활동하는 것이 눈에 보이니 지켜보는 어른들은 마냥 즐거운 듯하다. 예배 후 “목사님, 오늘은 청년들이 많이 안 보이네요?” 아쉬워하는 질문이 반복적으로 들리는 걸 보니.
류 목사는 “서른 살 전후반의 청년이 갈 곳이 없다. 이들에게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되,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잘하는 일을 맡기고 교회의 핵심부서에서 일하면서 배워가도록 해야 한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기보다 함께 다니면서 현장에서 배우게 하셨다”는 말로 청년 사역의 성공 포인트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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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십리교회에는 7층 건물 중 한 층을 청년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 입소할 청년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한 명의 청년이 답십리교회를 알게 됐고, 그 청년이 집을 구하는 친구를 소개하고 또 다른 친구들이 교회에 나오기 시작하는 과정이 있었던 것도 또래를 불러 모으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목회자의 확고한 목회 신념과 이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성도들이 있기에 안면도에서, 양주에서 매주 수십 킬로미터를 달려오는 청년도 있고, 대전에서 격주로 올라와 예배를 드리는 청년도 있을 것이다. 유독 변화와 개혁을 힘들어하는 한국 재림교회가 더 이상 무너지지 않으려면 답십리교회의 청년사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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