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말과 경주할 것인가 ... 타고 달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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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하 AI)은 개신교 목회자 사이에서 2023년 최고의 화두다. ‘AI를 활용하지 않는 사람은, AI를 활용하는 사람에 의해 지배당할 것’이란 예측마저 나오는 상황. 올해 목회자 컨퍼런스는 아예 AI를 주제로 마련했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재림신문>은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할지, 삼육대 신학과 송창호 교수(삼육대 신학과), 류한철 교수(삼육대 인공지능융합학부), 류대균 목사(답십리교회)와 함께 대담을 나눴다.
권태건: ChatGPT는 물론 AI는 이미 대세다. AI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다. 그렇다면 설교나 목회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류대균: 오늘 대담을 앞두고 AI가 얼마나 우리 생활에 가까이 왔는지 생각해 봤다. 그랬더니 이미 우리 교회에서 활용하고 있었다. <미라소>를 통해 예배실황을 방송하고 있는데, 녹화가 끝나면 AI가 알아서 설교만 딱 편집해서 인터넷에 올린다. 전원만 켜주면 늦는 일도 없고, 아주 성실하다. AI란 우리와 관계없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
송창호: 본격적인 대담에 앞서 먼저 궁금한 게 있다. AI와 로봇은 어떤 차이가 있나.
류한철: 각기 다른 영역에 속하는 개념이다. 로봇은 필요한 경우, AI를 탑재해 작동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컴퓨터처럼 로봇에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AI에 기반한 사고 및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 현재의 로봇 연구는 기계학습의 최신 기술인 '딥러닝'의 발전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예전에는 이족로봇이 제대로 걷지 못했는데, 룰베이스 방식의 AI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로봇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많은 조건과 지침으로 정의해야 했다. 예를 들어, 걷기를 위해서는 정확한 근육 조작 방법과 움직임 순서를 지시해야 했다. 그 결과로 이족로봇의 움직임은 어색하고 제한적이었다. 걷는 동작을 자연스럽게 수행하기 어려웠고, 다양한 환경에 대처하기에도 제한이 있었다.
그러나 딥러닝의 발전은 이족로봇의 움직임을 더욱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대량의 데이터와 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해 로봇은 사람처럼 걷고,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배웠다. 딥러닝을 통해 로봇이 더 자율적이고 지능적인 학습과 결정을 할 수 있게 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진출처 = 언스플래쉬)
송창호: 전에는 실수가 생기면 원인이 무엇인지 사람이 연구하고 사람이 수정했는데, 지금은 넘어지면 다시 일으켜 세워서 처음부터 다시 가게 하면서 AI가 스스로 익히도록 하는 것인가.
류한철: 그렇다. 이른바 ‘강화학습’이다. 강화학습은 로봇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최적의 행동을 학습하는 방식이다. 로봇은 행동의 결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을 개선하며 보상을 최대화한다. 이런 접근법은 딥러닝과 함께 적용되는데, 이는 컴퓨터가 대량의 데이터로부터 복잡한 패턴을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이다.
딥러닝의 등장 이전, AI는 우리가 평범하게 판별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예를 들어, 고양이와 개를 구분하는 일도 그런 과제였는데, 인간이 직접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특징을 입력해주지 않으면 판별에 실패했다. 하지만, 딥러닝 기반의 AI는 이 문제를 해결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복잡한 패턴과 관계를 스스로 파악하게 함으로써, AI는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상황에서도 정확한 판별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학습과 인식 능력을 움직임에 적용하면, 로봇은 주어진 환경을 스스로 이해하고 최적의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딥러닝 기반 AI의 힘이다.
송창호: 그런 학습은 어떤 알고리즘을 통해 이뤄지는 것인가.
류한철: 인공신경망을 활용한다. 인간 뇌의 작동 원리를 모사해 만들어진 기계학습 방법론이다. 이는 인간의 뉴런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본 딴 ‘인공 뉴런’을 사용하며, 이들 뉴런은 서로 ‘연결 가중치’를 통해 연결돼 있다. 학습 과정에서 이 연결 가중치는 최적화되며, 이를 통해 인공신경망은 주어진 작업에 대한 최적의 출력을 내는 방법을 학습한다. 이는 입력 데이터와 그에 대응하는 기대 출력을 통해 이뤄진다.
학습이 완료된 후에는, 인공신경망은 이전에 보지 못한 데이터에 대해 예측을 수행할 수 있다. 학습 과정에서 최적화된 연결 가중치를 활용해 입력 데이터를 처리하고 결과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처럼 인공신경망은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고, 복잡한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을 획득하게 된다. 이는 다차원적 표현을 가능하게 하며, 실세계의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중요한 도구가 된다.
다만, 이런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공신경망이 학습해야 할 ‘연결 가중치’ 즉 학습 파라미터의 수가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파라미터의 수가 많아질수록, 그것을 효과적으로 학습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형 AI 모델인 ChatGPT-3.5는 약 1750억 개의 파라미터를 학습하며, 이런 방대한 파라미터를 학습하기 위해 매우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사진출처 = 언스플래쉬)
송창호: 그럼 AI가 사람의 감정이란 것도 표현할 수 있는가.
류한철: 현재로서는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고 있지만, 스스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다. 미래에 고도의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AI가 감정을 경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있다. 그러나 이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결국 이 문제는 AI가 ‘자아’를 갖는지 여부에 깊게 연결돼 있다. 많은 사람이 이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현재로서 AI가 자아를 가지지 않는 것은 명백하다.
류대균: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은 AI가 더이상 낯설지 않다. 인간이 만든 자동차가 우리보다 빨리 달리지 않나. 하지만 그렇다고 자동차와 달리기를 하진 않는다. 이런 점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한때는 AI가 바둑에서는 인간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는데, 결국 이겼다.
송창호: 이젠 비교가 되지 않는다.
류대균: 프로 바둑기사 얘기를 들어보면, 첫 수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하더라. 마찬가지로 AI가 바둑을 학습해서 그렇지 만약 설교를 학습한다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할 것 같다. 이젠 어떻게 할 수 없는 대세가 된 것 같다. 지금이야 이 정도지만, 무엇을 어떻게 학습하느냐에 따라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모르겠다.
송창호: 아주 잘 할 거다. 그림을 그린다고 했을 때 수많은 대가의 그림을 학습하고 훨씬 더 훌륭한 그림을 그려낼 수 있지 않겠나. 방금 말한 것처럼, 우리가 자동차와 경주해 이기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권태건: 초대 문화부장관을 역임한 고 이어령 선생께서 “인간은 말과 경주하지 않는다. 말의 등에 올라타고 달린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AI를 염두에 두고 한 말씀은 아니겠지만, 오늘의 이야기와 맥락을 같이 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AI를 우리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 - 다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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