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수익이 목적이 아닌 병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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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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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9.0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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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봉사와 사랑, 의료선교가 먼저입니다”
삼육부산병원에 갈 때마다 직원들이 하는 말입니다. 맞는 이야기지만, 때론 고개가 갸웃해질 때도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구나 급변하는 의료시장의 환경변화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익을 내기보다 봉사와 사랑을 나누려 한다는 이야기가 솔직히 과장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병원의 태동을 알면 그 말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삼육부산병원은 1951년 1월, 당시 서울위생병원 부산 분원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때입니다. 미군의 수송함정을 타고 급히 제주도로 피난을 떠난 류제한 박사 등 서울위생병원 의료진과 선교사들이 다시 그 함정을 타고 다다른 곳은 서울이 아닌, 부산이었습니다.
그날부터 이들은 피난민들의 등불이자 치료자가 되었습니다. 민족이 전쟁의 깊은 상처로 고통받던 전란의 시기, 자유가 남아 있는 마지막 귀퉁이에서 기꺼이 헌신과 희생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한반도 땅 전체가 포화에 휩싸였던 절체절명의 순간, ‘너희는 가서 가난한 자와 병든 자를 돌보라’는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천막을 세우고 의술을 펼쳤습니다. 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백성이 질병으로 신음할 때, 선한 사마리아인의 정신으로 피난민의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의료사업을 통해 국민에게 봉사한 것이 바로 우리의 역사”라는 이들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우리가 세상의 의료기관과 다른 가장 큰 차이는 바로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에 고개가 숙여지는 이유입니다. “하나님은 아픈 이들을 치료하라고 명령하시며 이 병원을 세우셨다”는 말이 결코 흰소리처럼 여겨지지 않는 까닭입니다. 때때로 삼육부산병원 직원들의 DNA에는 마치 이런 숭고한 자부심과 사명이 녹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들에게 “나는 한국에 구경삼아 나온 사람이 아니었다. 한국에 나의 뼈를 묻을 각오로 온 사람이었다. 이리가 한국 백성을 해치러 온다면 도망가는 목자로서가 아니라 그 양을 위해 희생할 각오를 하고 온 선교사였다”는 류제한 박사의 고백은 지금도 여전히 뜨겁게 살아 숨 쉬는 정신입니다. 이 기관의 운영 목적이자, 정체성입니다. 이 정신은 7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제 삼육부산병원은 새로운 내일의 청사진을 그립니다. 혁신과 도약의 시대를 열어가려 합니다. 국민건강증진과 의료선교봉사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립니다. 다음 세대에는 결코 허물어져 가는 낡은 벽돌을 넘겨주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미래지향적인 선진 의술과 최상의 진료로 ‘시민 건강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다하려 합니다. 한때, 피난민들의 등불이었던 삼육부산병원은 이제 코로나 시대를 헤쳐가는 대한민국의 꺼지지 않는 등대가 되려 합니다.
자선기관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수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삼육부산병원에는 당장의 이익보다 더 큰 전인치료와 의료선교의 가치가 서려 있습니다. 그래서 질병과 사고로 신음하는 이웃을 위해 그리스도의 무아적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기관이 되겠다는 약속은 믿음이 가고, 든든합니다. 더욱 따뜻한 마음으로 병들고 다친 몸을 치유하는 손길이 되겠다는 의지에 응원과 지지를 보내게 됩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과 섭리가 앞으로의 70년 아니, 재림의 그날까지 이 병원을 이끌어 주시길 기도합니다.
#삼육부산병원 #개원7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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