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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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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월호 2023년 8월호 월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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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의 식탁에 둘러앉아 가족 모임에 참여하는 중인데 그중 한 사람이 불편을 느낀다. 가족 중 다른 누군가가 그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나도 그런 모임들에 참석했던 적이 있다. 그 시간은 참으로 괴롭다. 그럴 때는 대화의 분위기를 껄끄럽게 하지 않으려고 상처받지 않은 척하고 싶은 유혹이 든다.

껄끄러운 대화가 왜 문제인가 하면…껄끄럽기 때문이다. 이런 대화는 고이 간직했던 가치관을 헤집거나 세계관을 뒤집어 놓을 수도 있다. 특정한 입장들을 세심히 다루다 보면 시각이 다른 이들과 교류는 고사하고 자신의 현실적 기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이런 대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식을 모조리 떨쳐내고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사안을 본격적으로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독자에게는 이번 호에서 다루는 주제가 껄끄러운 대화와도 같을 것이다. 식민 지배 당시 교회의 역할과 관련한 의문이 불거지고 있는데 특히 식민 통치의 부정적인 영향을 물려받은 세대에게서 그렇다. 

재림 신앙이 형성되고 확산하던 시기와 관련해 재림교회 교리의 진실성과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독교 확산이 식민 지배와 연관이 있다고 해서 기독교의 가르침은 쓸모없는 것일까? 재림교회의 예언 이해가 식민지 시대에 발전했다고 해서 무용지물인 것일까?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에 관한 재림교회의 전통적 해석은 식민사관에 오염되어 하나도 신뢰할 수 없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을 비롯해 유사한 질문들에 대해 답하려면 우리 교회 역사의 불편한 사실 몇 가지를 살펴봐야 한다. 본지의 기사가 이 모두를 다 아우르지는 못한다. 더 많은 것을 나누게 될 대화로 이끄는 길잡이 정도로 여겨 주기 바란다. 비난이 아니라 솔직해지자는 것이 목표이다. 과거를 있는 그대로 직시할 수 있어야만 현재의 행보가 바람직하게 전개될 수 있다.

다시 주방의 식탁으로 돌아가 보자. 가족이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떤 불편함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임이 분명해질 때도 있다. 의도적인 고약한 행동이라 여겨졌던 것도 설명을 듣다 보면 마음이 누그러진다. 다른 관점이라도 편견을 제거하고 겸허하게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반응이 바뀐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해도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 하나님의 가족으로서 더욱 가까워진다. 적어도 서로를 더욱 이해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서로를 더욱 사랑하게 된다. 

테이블에 함께 앉아 말하기 껄끄러울 수 있는 소재를 본격적으로 다루어 보자.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드럽게 진실을 이야기한다면 한층 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연합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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