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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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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사미디어 등록일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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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어제 교회에서 얼굴 마사지 교육을 진행했어요. 목사님, 장로님, 집사님들과 함께 서로 누워서 마사지를 배우고 서로 함께해 주며 처음 배우는 어색함도 잊고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피부관리사 경력 22년에 빛나는 제가 당연히 선생님이었지요.


2002년 2월 2일에 당신의 자녀가 되었어요. 안식일을 제대로 지킬 수 없어서 힘들었어요. 다들 일하는 토요일만 쉰다고 직장 동료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이단에 빠진 사람이라고 비난까지 받았어요.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고 3달 동안 기도했어요.


“하나님, 저에게 어울리는 일을 갖게 해 주세요.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당신은 제가 이 일을 통해 이루게 될 미래를 아셨지요? 당신은 이렇게 많은 사람과 만나게 될 것을 아셨던 거죠? 이 일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전하고 사랑하라 계획하신 거죠? 어려서부터 같은 반 친구들의 연필을 모조리 깎아 주고, 흐트러진 머리를 빗겨 주고, 긴 머리를 땋아 주던 저의 손재주를 보신 거죠? 오라비들 얼굴의 여드름을 그냥 못 넘기고 기어이 짜 주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저의 성미를 익히 아신 거죠? 그래서 저에게 피부관리사라는 직업을 가지게 해 주신 거죠?


사람들의 상처를 보고, 사람들의 아픔을 보고, 사람들의 외로움을 보고 긍휼의 마음으로 사람들을 자세히 살피고 보듬어 주라고요. 그렇게 여러 사람과 만나던 어느 날부터 보이기 시작했어요. 손잡아 주어야 할 사람들이 말이에요.


하나님! 얼굴 마사지는 어떻게 하는지 아세요? 이제부터 알려 드릴게요.


제일 먼저 포인트 화장을 한 곳을 먼저 지워요. 눈을 비롯하여 입술을 예쁘게 해 주는 색조 화장품에는 일반 클렌징으로는 잘 지워지지 않는 성분이 있어 특별한 메이크업 리무버를 써야 해요. 이 리무버를 쓸 때마다 떠오르는 것이 있어요. 제가 당신을 만나려고 저를 둘러싼 강력한 적들을 하나씩 지워 온 저의 과거들이에요.


다음으로는 얼굴 전체에 쌓인 먼지와 화장을 지워야 해요. 이때 아주 빠른 동작으로 지워 내지 않으면 다시 모공 속으로 들어가 버리게 되지요.


우리의 죄를 생각해 봤어요. 죄라고 생각될 때는 지체 없이 지워 내야 할 것 같아요. 지체하고 우물쭈물하면 내쫓으려 했던 죄들이 다시 우리 마음속으로 들어와 예전보다 더 지저분하게 만들 것 같아요.


다음으로 해면이라는 것이 필요해요. 스펀지같이 생긴 해면은 물로 씻어 내지 않아도 오염 물질을 단번에 닦아 낼 수 있어요. 우리에게도 해면과 같은 믿음의 무기가 있다면 죄라는 것도 한 번에 밀어 낼 수 있을 텐데요.


이제 따뜻한 수건이 필요해요. 따뜻한 수건으로 깨끗이 한 번 더 닦아 내요. 그리고 스킨으로 마지막 오염 물질을 닦아 내요. 앞에서 클렌징을 완벽히 하지 않으면 오염의 흔적이 남게 돼요. 하나님께 제대로 다가가지 않으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은 믿음이 되는 것처럼 말이에요. 스킨은 마지막 오염 물질을 닦아 내고 얼굴의 정상화를 위해 사용하는 거예요. 스킨으로 닦아 내면 이제 하얀 도화지처럼 깨끗한 얼굴이 되어요.


이제 손이 마치 곡예사가 춤을 추듯 얼굴의 여기저기를 터치해 주어요. 춤이 끝나면 영양분이 가득한 팩을 올려요. 진정이 되는 팩, 미백이 되는 팩, 수분이 부족할 때는 수분 팩, 주름진 곳에는 리프팅 팩 등. 침례를 받듯 문제성 얼굴이 새로운 얼굴로 태어나는 순간이 팩을 떼어 내는 순간이에요.


2002년 2월 2일에 침례를 받고 재림교인으로 살기 시작했어요. 피부관리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어요. 많은 사람의 얼굴을 만났어요. 수많은 발을 만나서 발톱을 잘라 주고 발을 마사지해 주었어요. 수많은 사람의 손을 잡고 기도하고 가르쳤어요. 그렇게 저는 누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어요.


하나님! 어떻게 제가 이런 삶을 살고 있을까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직업을 택하게 하시고, 그것을 도구 삼아 사랑을 전하게 하시고, 생업까지 이어 가게 하시다니요.


하나님! 기억합니다. 암이 온몸에 퍼져서 고통으로 힘들 때 저의 작은 손놀림에 미소 짓고 시원타 말씀하시며 마지막으로 웃으시던 호스피스 병원의 환자를. 아무도 찾아 주지 않는 요양병원에서 자기의 발을 만져 주는 저에게 당신은 줄 것이 없다고 “큰절 한번 하고 싶어요.” 하며 절하시던 85세의 노인을. 한마디 말도 통하지 않던 선교지에서 돌덩이 같은 발을 만져 주니 눈물 가득 머금은 얼굴로 저의 손을 잡아 주던 노모를.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요? 어디를 가든 저의 작은 재주가 이렇게 사랑을 받게 되다니요! 이렇듯 여러 곳에서 당신을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 정말 감사해요. 하나님을 믿지 않는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이렇게 하나님의 자녀 삼아 주셔서요. 이상한 것들을 돌고 돌아 22년 전 하나님께 침례받을 수 있게 해 주셔서요. 평생 미신들 속에서 사시던 어머니가 하나님의 딸로 생을 마감할 수 있게 해 주셔서요. 그리고 많은 교회와 절과 미신들을 지나고 지나서 마지막이 당신이라서요.


당신으로 인해 22년 행복했습니다. 당신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당신으로 인해 반드시 행복할 것입니다. 제가 섬기는 신이 당신이라서 감사합니다. 저는 내일도 일어나서 당신께 인사를 드리려 합니다. “하나님, 안녕하세요!”



​김기섭 사회복지학, 한방미용 전공, 남양주 KIM’S 아로마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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