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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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이 갈대와 억새를 구별하기 힘들어하시는 것처럼 저도 처음 농사를 지을 때 이 둘을 구별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갈대와 억새를 정확하게 구별하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보통 조경에서 갈대는 수변에서 장관을 연출하거나 수질 정화용으로 식재되며 억새는 골프장이나 생태 복원용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억새 중에서도 물억새가 있는데 물억새는 갈대와 마찬가지로 수변에 비슷한 용도로 심습니다. 서울에서는 중랑천, 탄천, 양재천, 안양천 등의 하천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난지도 하늘공원에는 억새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지방의 하천이나 호수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억새 축제 같은 지역 축제도 열리니 올해는 갈대와 억새밭을 구경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이제 갈대와 억새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갈대(Phragmites australis (Cav.) Trin. ex Steud.)는 볏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로 주로 물가에 군생하는 대형 식물입니다. 높이는 1-3m까지 자라며 뿌리(근경)는 굵고 길게 뻗어 나가 몇 뿌리만 있어도 금방 갈대밭을 이룰 수 있습니다. 갈대는 바닷가에도 잘 자라기 때문에 염분에 강한 식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갈대의 꽃은 갈색이며 솜뭉치 모양을 띱니다. 번식은 주로 종자 번식과 뿌리 번식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러한 방식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억새(Miscanthus sinensis Andersson var. purpurascens (Andersson) Matsum.)는 볏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주로 산이나 평지의 초원에서 자랍니다. 물억새는 물가에서 자라며 산에서 자라는 억새는 조경업 종사자들이 ‘참억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억새는 높이가 1-2m까지 자라며 뿌리는 갈대와 달리 옆으로 뻗어 나가기보다는 포기가 늘어나는 성질이 있습니다. 억새의 꽃은 은색이며 만개하기 전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과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억새는 관상 가치가 갈대보다 높아 많은 원예 품종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그린라이트 억새, 모닝라이트 억새, 흰줄무늬 억새, 퍼플폴 억새 등이 있으며 주로 조경과 정원용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가을에 열리는 정원 축제나 콘테스트에 가 보시면 억새를 활용해 정원 작가들이 아름답게 조성한 정원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갈대와 억새는 꽃이 있을 때 구별하기 쉽습니다. 갈대의 꽃은 자주색에서 갈색으로 피며 솜뭉치처럼 약간 지저분한 모습을 띠지만, 억새의 꽃은 자주색에서 흰색으로 피며 하늘거리고 반짝이는 모습을 띱니다. 꽃이 없을 때는 줄기와 잎을 보고 구별할 수 있습니다. 갈대는 잎과 줄기가 만나는 부분에 흰색 털이 있으며 줄기는 최대 3m까지 자라기 위해 줄기 마디가 있습니다. 이 마디가 대나무와 비슷하다고 하여 ‘대’ 자가 붙었다고 합니다. 갈대를 꺽어 보면 줄기 가운데가 비어 있는데 요즘 갈대 줄기로 친환경 빨대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갈대의 잎은 잎맥이 없으며 넓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억새는 줄기 마디가 갈대처럼 높이 자라지 않으며 줄기 안이 꽉 차 있습니다. 억새의 잎은 길고 늘어지는 편이며 잎 가장자리가 거칠고 날카로워 베일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억새의 잎에는 갈대에는 없는 가운데 흰색 중심맥이 있습니다. 억새를 이용한 친환경 제품으로는 젓가락, 과일꽂이, 커피스틱 등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 박상원 한국자생식물생산자협회 부회장 -
물가에 가면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이 갈대입니다. 번식력이 매우 좋아 금방 갈대밭을 이루기도 해서 지자체에서는 갈대 뿌리 제거 작업을 자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억새도 시골의 둑이나 산언덕, 하천 주변에서 갈대와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갈대와 억새의 광활한 장관(壯觀)을 보기 힘들지만 하천 주변이나 산에 대규모로 조성된 곳에서는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장관을 꼭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