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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학사학위 받은 이경송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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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03.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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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신학원 출신으로 47년만에 학사모
이경송 장로가 명예 학사학위증을 수여받고 잠시 포즈를 취했다. 이 장로는 1956년. 당시 2년제 학교이던 삼육신학원을 졸업하고 47년만에 다시 학사모를 쓰게 됐다. 사진기자 김범태
지난 1월말. 미국 로마린다시에 거주하고 있는 이경송(69세, 로마린다교회) 장로는 한국으로부터 뜻밖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모교가 그에게 명예 신학과 학사학위를 수여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었다.

순간, 아쉬움과 회한으로 점철됐던 지난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났다. 1956년. 당시 2년제 학교이던 삼육신학원을 졸업했으니 올해로 삼육동을 떠난지 꼭 47년만이었다. 그런 그에게 모교가 잊지 않고 명예 학사학위를 수여하겠다니 참으로 놀랍고, 영광스런 일이었다.

학위수여식이 열린 10일(월) 오전. 삼육대 강당.
식장 맨 앞줄에는 이미 고희를 바라보는 한 노인이 까만 졸업가운과 학사모를 쓰고 가지런히 앉아 있었다. 반세기만에 모교의 명예 학위증을 받기 위해 자리한 이경송 장로. 속절없이 지나버린 반세기 세월은 어느덧 혈기왕성하던 청년을 백발이 성성한 노장의 모습으로 바꾸어 놓았다.

하지만 감회어린 눈빛으로 단상을 주시하는 노장의 모습에는 여느 젊은이들과 다를 바 없는 기쁨과 설레임이 기대감으로 서려있었다.

이 장로는 일제시대, 최태현 목사와 함께 순교의 길을 함께 걸으며 재림교회의 불씨를 지켰던 이명준 전도사의 장남. 지난해 개교기념일에 즈음해서는 그간 애지중지 소장하고 있던 4,000여장의 명반자료를 쾌히 모교에 기증했던 화제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서울삼육초등학교(1회)와 한국삼육중.고를 졸업하고, 한반도를 휩쓴 전쟁의 포흔이 채 가시지도 않은 1954년. 청년 이경송은 민족복음화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복음전도자의 길을 가겠노라는 청운의 꿈을 안고 삼육신학교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남다른 성실과 노력으로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며, 꿈과 희망을 키워가던 그는 개인사정으로 66년 도미, 또다른 인생길을 걸으며 주의 사업을 도왔다. 낯선 땅에서의 정신없이 바쁜 일상과 분주한 생활 속에서도 모교는 늘 푸근한 어머니 품같은 마음의 고향이 되어주었다.

그런 모교가 오늘, 자신을 불러준 것이었다. 기억의 잔상마저 희미해졌을 자신을 잊지 않고 영예로운 학위를 ‘선물’하는 것이었다. 비록 그 어느 때보다 학위가 흔하고, 그 가치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한들 오늘의 학위는 그 어떤 명예보다 의미있고 소중한 것이었다.

그는 영예로운 졸업식 반열에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은 학교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기쁨을 표했다. 그리고 오늘날 눈부신 발전을 일구어 낸 교직원들의 노고에 깊은 치하의 뜻을 함께 전했다.

이 장로는 그의 명예 학위수여식을 바라보는 3.000여명의 후배들에게도 모교를 사랑하고 모교가 자랑하는 인물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또 그들의 삶에 발전과 건강, 그리고 행운이 깃들길 축원했다. 동문회에도 친밀한 연락을 계속 유지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47년만의 학사학위를 수여 받고 잠시 하늘을 바라보던 노장의 주름진 눈가에는 어느새 이슬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학위증을 어루만지는 그의 손끝은 바르르 떨려왔다. 옆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내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무어라 표할 수 없었던 듯 그윽하게 눈을 마주쳤다.

앞으로도 모교의 일이라면 이제와 같이 기꺼운 마음으로 조력하고 협력, 편달할 것을 약속한 이 장로는 축하객들의 인사 속에 학위증을 손에 안고 조용히 교정을 떠났다. 비록 연로한 노인의 몸이지만 그 발걸음만은 더없이 가벼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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