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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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자가 보내온 사연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자기한테 자유를 달라고 해서 자유를 줬고, 남편도 아이 편을 들면서 언젠가 하고 싶은 게 생기면 할 테니까 그냥 놔두라 하고. 양육 관련된 책들을 보면 자녀를 공부하게 하려면 동기부여를 해주라고 해서 나름 그렇게 하려고 부단히 좋은 거 보여주고, 여행도 가주고 했더니 여행에만 꽂혀 있고 사진 찍고 SNS에 올린다고 핸드폰만 보고 있어요. 동기부여를 어떻게 해주라는 건지… 같이 책을 읽자고 해도 저랑은 더 이상 책을 같이 안 읽겠다고 하고… 혼자도 안 읽고 도대체 사춘기 자녀를 공부하게끔 동기부여하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요?”
공부를 안 하겠다고 마음먹은 자녀를 지금 당장 가르치는 건 어려운 문제입니다. 싫다는 아이를 억지로 책상에 앉게 할 수는 있지만, 안 하겠다고 마음먹은 아이를 가르칠 방법은 없으니까요. 무언가 성취를 해야 하는 영역은 반드시 마음이 움직여야 하는데, 그 동기부여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녀가 마음먹지 않았는데 공부시키고 가르칠 방법은 없다는 걸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스스로 마음먹게 하는 동기부여 방법, 즉 ‘공부감성’은 떨어지고 ‘공부감정’이 상해 있는 자녀를 위한 효과적인 동기부여 방법은 있습니다. 효과적으로 동기부여하는 방법 두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부를 재미로 시작하고 의미로 지속하라.
보통의 부모는 “우리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게 없어요. 안 하려고 해요. 국·영·수 다 싫대요. 다 귀찮다고 해요. 자기가 알아서 할 테니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해요. 할 건 안 하면서 자유만 달라고 해요”라며 점점 공부에서 멀어지는 자녀를 걱정하고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누구나 배우고 싶은 본능이 있다는 것을 부모는 믿어야 합니다.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큰 기쁨이니까요. 그러나 공부하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은 배운다는 것을 ‘아, 내가 하기 싫은 걸 앉아서 꿋꿋이 버텨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하기 싫어합니다. 안 하고 싶어 해요. 공부가 재미없는 거죠.
‘공부를 재미로 하나’라고 반박하고 싶겠지만, 무엇보다 공부는 재미로 시작해야 합니다. 자녀가 하고 싶은 것과 부모가 가르치고 싶은 것 사이에 다리를 잘 놓아야 하죠. 부모가 하고 싶은 거보다 먼저 자녀의 관심사로 시작해서 자녀가 공부와 친밀감이 쌓이면 재미를 느끼게 되고, 그다음에 가르쳐야 할 것을 가르칩니다.
그러면 자녀는 궁금해하면서 좇아옵니다.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이 순서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난 다음 자녀가 배움을 통해 얼마나 자랐는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거봐, 지난번에는 못했는데 이번에는 혼자 풀었잖아’ 하고 인정해 줍니다. 여행과 사진촬영을 좋아하는 자녀가 역사 사진전시회를 마치고 난다면 자녀의 마음에 ‘노력을 많이 해서 무언가를 얻어낸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 뿌듯함이 차오르게 됩니다. 여기까지 가야지만, 지속성장이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어느 영역에서 성장을 반복해 본 아이들은 그 성장이 반드시 다른 영역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느 영역에서 정점을 찍었던 사람들은 다른 걸 해도 비슷하게 잘 해내는 그런 습성이 생기거든요. 올라가다 보면 무언가를 이뤄내는 방식은 유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에게 국·영·수의 성적 올리기를 뛰어넘어서 배움을 통해 성취 경험을 쌓게 해준다면 스스로 공부하는 동기유발이 탄탄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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