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 이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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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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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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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대형사업에 쏠리는 우려의 눈길
실버타운 추진에 있어 연합회가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가장 큰 목적 가운데 하나는 ‘유휴 부동산의 효율적 관리’라는 측면이 강하다. 교단내 유휴 부동산의 보다 효율적인 활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접근. 하지만 현재까지 제기되고 있는 여론은 교단이 유휴지를 활용한다면 대지를 분할하여 매도하든지, 혹은 은퇴자나 교역자, 성도들을 위한 주택을 건립, 분양하여 ‘리스크 팩터’를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크다.
한국 사회가 곧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에 따른 관련 전도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제안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같은 의견은 특히 노인층에 대한 사회적 기피현상이 커지고, 노인인구를 위한 적절한 사역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 노령인구는 지난 2000년 유엔이 정하는 노령인구율 7%를 넘어섰고, 오는 2019년에는 선진국 수준인 1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교단이 진정한 노인사역을 전개하려 한다면 유료보다는 무료 양로원을 운영하거나 소규모 단위의 유료 실버타운을 운영하면서 관련 사업에 따른 철저한 검증과 시행착오를 거쳐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구나 이미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여타의 실버타운도 아직 성패의 검증단계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최소한 5년 후 이들 사업처들의 현황을 지켜본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 노인인구에 대한 봉사는 교회사역의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다. 실버타운 한 곳의 운영이 고령사회의 교단적 사업을 대표할 수는 없다는 것. 반드시 전교회적인 사업으로 실행계획을 충분히 기획하고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구위는 이와 함께 분양 이익금으로 본 교단의 주력사업에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를 통해 연합회 부지에 다목적 건물을 설립하고, 삼육대학 제2캠퍼스 부지대금을 지원하며, 더 나아가 지방합회의 자원 지원과 강남합회 사업을 위한 자금지원 방책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수익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본 교단이 대사회적으로 갖고 있는 ‘이단성’ 시비로 인한 종교적 편견과 강한 거부감이 타종교인 뿐 아니라 일반인의 입주와 관련하여 거부 혹은 기피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예상과는 달리 입주 청약이 미진할 경우 막대한 건축비를 손해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은 후유증이 클 것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다. 삼성 노블카운티(Noble County)와 비교해 볼 때 서울위생병원과 삼성병원의 의료시설의 차이가 월등하며, 주변 환경 역시 노블카운티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주입주자들을 우리 사회 상류계층 인사 등 고급고객으로 볼 때, 그들의 음식과 기호습관에 따른 제반 문제를 제어할 수 없다는 부작용도 도사리고 있다. 입주자들이 돼지고기나 해산물 등 부정한 음식을 요구할 때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또 흡연, 음주 등의 문제도 안심할 수 없다.
이처럼 교리와 저촉되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연구위는 “건강강좌를 실시하여 건강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며, 운영의 묘를 살려 해결하는 각종 방법을 모색한다”는 카드를 내놓았다. 그러나 너무 막연하다. 특히 ‘운영의 묘’라는 선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며, ‘분양’으로 입주한 노인들이 자신들의 재산권과 권리를 집단적으로 주장할 때 대처방법이 요원하다.
연구위는 이번 실버타운 사업을 통해 기관 사업의 업그레이드 및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위생병원의 이미지를 개선하거나 업그레이드 할 수 있고, 초현대식 시설의 실버타운과 연계된 병원 위상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또 병원의 종교적 재단이념을 실현하고, 의료와 복지사업을 통한 복음 전파에 더욱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다.
연구위는 또 체육 및 문화교실의 운영과 주부교실, 유아 체육시설 등 지역주민을 위한 복지시설의 확충으로 본 교단의 선교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청사진 이면에는 안식일에는 휴관해야 한다는 ‘안식일 준수 문제’가 봉착하고 있다. 또 수영장, 골프장 등 사회문화시설을 유지하려면 지역민들도 이용해야 수지타산에 맞으나 운영상 안식일 준수나 교리와 저촉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연구위는 입주시 이같은 내용을 계약서에 명기하고, 이에 따른 불편을 의료서비스로 대체하여 사전에 해결한다는 방침이지만 과연 많은 생활비와 분양금을 내고 입주하는 노인들이 이러한 불편사항을 떠안으면서까지 얼마나 많이 수긍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또 추후에라도 만에 하나 본 교단에 대한 입주자들의 이해부족으로 단체행동이 촉발된다면 이는 사회에 더 부정적인 이미지만 비쳐질 우려가 크다.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교단에 실버타운에 관련한 경영능력을 갖춘 전문인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거대자금을 투자하고도 전문경영 인력의 미비로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교단적 곤경에 빠질 우려가 농후하다.
연구위도 이같은 지적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위는 이를 위해 실버타운 운영위원회를 교단 내외 전문인력으로 구성한다는 등의 복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외부전문가 초빙시 이에 따른 비용부담이 불가피하고, 상호간 대우의 불균형으로 인해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요소가 다분해 계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또 내부 인력을 연수나 교육을 통해 전문운영팀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나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또 21세기 의료사업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시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최고의 서비스이지만 본 교단의 봉급체계로는 입주자들이 바라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는 현실적 장벽도 무시하기 힘들다.
건축 시공업체가 담보를 요청하고, 이후 운영상 재정적 측면이 기대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막대한 재산상의 손실을 떠안거나, 예측불허의 곤경에 빠지게 될 공산이 크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연구위는 최소 50억원에서 최대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초기 설립자금의 조달을 위해 부동산이나 현금 담보를 마음에 두고 있다. 더나아가 연구위의 자료에는 “필요하다면 재단은 시공회사가 건설자금으로 실버타운 부지 2,475평을 은행에 담보하여 융자금을 받는데 동의”한다는 구체적 사안까지 명시하고 있다.
형평성에 어긋나는 규정도 검토대상이다. 교단의 규정에 맞는 사업을 시행하든지 아니면 규정을 바꾸든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합회 규정은 일선 지역교회가 건축을 시도할 때 80% 이상의 자산이 확보되었을 때에만 건축을 실행하도록 승인하고 있다.
그러나 실버타운 추진에 있어 연합회는 현재 이만큼의 자산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결국 차용이나 담보가 불가피하다. 연합회는 일선에 규정을 강조하면서, 연합회 스스로는 규정을 무시한다는 것은 스스로 모순의 덫에 걸리는 셈이다. 또 성경과 예언의 신에 근거할 때 연합회의 사업은 빚을 져서도, 빚으로 시작해서도 안된다는 점을 간과해선 곤란하다.
이밖에 내년부터 무역자유화가 시작되면 외국의 경쟁력 있는 다국적 기업이 실버타운을 설립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하게 될 경우 상대적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다. 또 일부에서는 컨설팅 회사의 자문을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며 재컨설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편, 연합회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서중한합회의 한 목회자는 “교단이 수익사업의 성패를 통해 평가받으려 하지 말고, 영적 분위기의 쇄신을 바라는 성도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며 “일선과의 허물없는 조율로 대형사업 추진에 더욱 신중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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