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산나와 함께 쓰는 新 몽골리안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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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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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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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스칸의 땅에 복음을!!” (6회)
먼저 무대에 오른 것은 몽골 청년찬양팀이었다.
이들은 잔잔하고 담담하게 한 곡, 한 곡 찬양을 풀어갔다. 사뭇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자신에 찬 모습들이었다. 언제나 싱긋 웃던 웃지마와 바기는 어느덧 만면에 미소까지 띈 채 노래를 계속하고 있었다. 오히려 보보, 우트거 등 남청년들이 더 얼어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간, 이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이 값진 무대를 위해 얼마나 많이 연습하고 노력했었는가, 밤이 깊도록 다항 캠프장 한켠에서 입을 맞추었고, 목이 쉬도록 화음을 맞추었던 이들이다.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모이면 노래했고, 시간이 얼마가 되었든 모이면 찬양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던 그들이었다. 그만큼 몽골 청년찬양팀에게 이 무대는 소중하고 귀한 땀방울의 결정체였다.
준비한 세 곡의 찬양을 마치고 대기실로 향하는 이들의 어깨너머로 힘찬 박수와 환호소리가 들려왔다. 성공적이었다. 순간, 몽골 청년찬양팀의 얼굴에 희색이 돌았다. 왠지 예감이 좋았다.
이제 호산나의 무대였다. 타미라가 관객들에게 멀리 한국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몽골을 찾은 호산나 노래선교단을 소개했다. 떨리는 그녀의 목소리 뒤로 몽골의 푸른 잔디밭이 배경화면으로 띄워졌다.
“존귀하신 주께 찬양해. 놀라운 은혜 베푸셨네. 목소리 합하여 영원히 주님의 이름 찬양해...” 귀에 익은 반주소리와 함께 힘차고 발랄한 호산나의 음악이 조용하던 공연장에 울려퍼졌다.
몽골의 백성들에게 끝없는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지길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이 화음으로 엮어져 한올한올 흘러나왔다. 대원들은 그 존귀한 영광이 공연장에 함께한 모든 이들의 가슴에 환하게 비춰지길 기원했다.
호산나의 입술을 통해 전해지는 노랫말 하나하나가 절절한 그들의 마음 그 자체였다. 멜로디와 화음 곳곳에 간절하고 고유한 의미가 그대로 녹아 스며들어 있었다. 그것이 그들의 기도였고, 간증이 되었다. 찬양의 진정한 기쁨이, 구원의 확신과 함께 숨결처럼 전해지는 듯 했다. 어느덧 호산나의 표정에서 주님께 드리는 찬양의 즐거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몽골에 찬양선교의 씨앗을 뿌리겠다는 신념을 안고 매 안식일 오후를 기도와 묵상으로 준비해 온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 작은 씨앗들이 오늘 이곳에서 이렇게 파종되고 있었다.
객석의 몽골리안들은 비록 낯선 한국말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액정을 통해 보여지는 몽골어가사를 보며 그 숭고하고 아름다운 의미를 음미했다. 어디선가 카메라 후레쉬가 터졌다. 그러자 곧 여기저기서 후레쉬가 번쩍이기 시작했다. 사진 인화료가 비싼 몽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자신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찬양의 은혜를 선물한 한국의 ‘호산나 노래선교단’을 각자의 앨범 속에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것이었다.
객석을 메운 관객들은 어느덧 하나둘 노래를 따라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이었다. 어떤 이는 손을 들어 찬양하기도 했고, 어떤 이들은 옆사람과 어깨동무를 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손뼉을 치며 박자를 맞추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가만히 묵상하며 이들의 멜로디를 기도제목으로 삼기도 했다.
그 시간, 무대 위에서는 호산나와 몽골 청년찬양팀이 함께 화음을 맞추고 있었다. 그간 이 공연을 위해 쏟았던 정성과 노력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는 듯 했다. 낯선 이국땅에서 처음 만난 친구들이었지만 무대 위에서 만큼은 어느덧 너와 내가 따로 없었다. 서로 문화와 언어는 다르지만 찬양의 마음은 하나였다. 몽골의 청년들 모두 같은 마음으로 노래하고 있었다. 소리 모아 찬양하는 이들의 가슴에 진정한 그리스도의 사랑이 붉게 꽃피어 올랐다.
예정됐던 1시간30분 동안의 공연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이 시간동안 그들은 모두 ‘무대 위의 선교사’들이었다. 때론 감미롭고, 때론 강렬하게 메아리 친 호산나와 몽골 청년찬양팀의 화음은 모진 세파에 찌들어 있던 영혼들의 지친 어깨에 위로와 쉼이 되어주었고, 독수리의 날개짓보다 힘차고 역동적이었던 선율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메시지로 울란바타르 하늘에 울려 퍼졌다.
이날 공연에는 모두 35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우리로 치면 그다지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현지의 사정을 감안한다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성황이었다. 실제로 몽골 전체 재림교인이 300여명에 불과하다니, 울란바타르의 교인숫자를 빼고라도 그들에게는 대성공임에 틀림없었다.
대기실의 단원들은 모두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저마다 기쁨과 감사가 어우러진 행복한 눈물이었다. 어깨를 감싸 안은 몽골의 청년들과 호산나 대원들의 눈가에는 뜨거운 눈물이 쉴새없이 뺨을 타고 흘러 내렸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땡큐”를 연발하는 몽골 청년들은 과연 자신들이 이러한 일들을 ‘해 낼 수 있을까’했던 의구심에서 이제는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얻은 듯 했다. 호산나 역시 어느덧 문명의 이기에 빠져 잊고 있던 순수와 열정을 되찾게 해준 몽골 친구들에게 연신 “고맙다”는 말을 되뇌이고 있었다.
날마다 자신들을 새롭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한 화음 속에 나눈 이들의 형제보다 진한 우정은 이날 밤늦도록 계속됐다.
8월 14일(수) 오후 6시. 울란바타르 국제공항.
1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을 서두르는 호산나 대원들은 저마다 말이 없었다. 누군가 무거운 분위기를 깨보려 농담을 던졌지만 오히려 어색해질 뿐이었다. 이별을 눈앞에 둔 대원들에게 몽골의 정은 그만큼 깊게 배어 있었다.
공항까지 배웅 나온 몽골 친구들은 어느새 준비한 엽서와 선물을 일일이 대원들에게 전했다. 밤새 정성껏 손수 만든 수제엽서에는 “하늘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이 곱게 스며있었다. 늘 쾌활하게 분위기를 주도했던 웃지마는 자신이 직접 만든 쿠키를 선물했다. 일행은 마지막으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건네며 우정을 영원히 간직하기로 했다.
‘언제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단원들은 자신의 시야에서 몽골리안 친구들이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기약없는 발걸음은 아쉬움에 쉽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야속한 울란바타르발 인천행 비행기는 이내 굉음을 토해냈다.
‘그래. 우리 꼭 하늘에서 다시만나 오늘 함께 불렀던 이 노래를 다시 부르자. 하늘 유리바닷가에서 본향찬양대에 들어가 천사와 같은 모습으로, 같은 언어로 함께 찬양하자...’
끝없이 멀어지는 몽골의 푸른 대지를 뒤로 호산나 대원들의 영원히 변치 않을 약속이 눈물을 가르며 잔잔히 구름되어 피어올랐다.<끝>
*사진제공 = 가디너스 김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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