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마을이 다녀온 강릉 수해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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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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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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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마을 어려움 가중 ... 완전복구까지 1년이상 걸릴 듯
사상 최악의 수해를 입은 강릉 지역은 어느 곳 하나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모든 기반이 초토화됐다. 피해가 가장 컸던 남대천 일대의 주변도로는 인근 상가와 주택에서 쏟아져 나온 쓰레기로 정상적 소통이 어려울 정도. 거의 1년치 쓰레기가 한꺼번에 배출됐으나 장비와 인력이 부족해 치울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거리에는 행인과 차량이 뒤엉키면서 교통체증도 가중되고 있다.
시내도로는 흙탕물이 마르면서 날리는 흙먼지로 숨쉬기조차 곤란할 지경이다. 보도된 대로 시내 곳곳에는 아직도 쓰레기더미에 올라앉은 승용차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조금만 외곽지역으로 나가도 논과 밭 한가운데 떠밀려온 주인 잃은 승용차들이 볼썽사납게 처박혀 있다. 산비탈 아래에는 폭격을 맞은 듯 주저앉은 가옥들이 수마의 횡포를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하늘에는 헬기소리가 요란하다. 다리가 끊기고, 도로가 유실돼 진입마저 불가능한 고립 마을에 식료품과 식수를 나르는 헬기들의 부산스런 움직임이다. 외곽지역은 도로가 유실돼 온전한 도로를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다. 마을로 통하던 진입로의 다리에는 쓸려 내려온 나무줄기와 쓰레기들이 뒤덤벅 되어있고,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끊어진 교량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방역당국은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소독에 힘을 쏟고 있고, 전국 각 지역에서 동원된 소방차 앞에는 식수를 얻기 위한 주민들의 행렬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강릉시내 16만 가구에 물이 끊기면서 시민들은 식수가 없어 큰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 그나마 시내지역은 이처럼 소방차와 군부대 인력의 급수로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고립 지역의 주민들은 이마저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처지여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일부 지역병원들의 이동 진료소에는 벌써부터 많은 환자들이 찾아 치료를 받고 있으나 더위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각 가전회사들이 마련한 임시 가전제품수리센터에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물에 빠졌던 집기류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수재민들은 재기의지를 곧추세우며, 복구작업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시민들은 흙에 뒤덮였던 가재도구와 옷가지, 이불들을 말리며 복구의 몸짓을 시작했다. 여전히 흙탕물인 개울에는 아낙네들이 급한 빨래먼저 헹구고 있다.
물웅덩이로 변한 논과 밭에는 농민들의 절절한 손길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흙을 메우고, 나락을 일으켜 세워보지만, 형체마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흙더미로 뒤덮인 논바닥은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지 모를 지경이다.
처음에는 양수기도 구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지하상가도 물이 빠진 시내지역은 군병력과 시민들이 복구작업에 한창이다. 하지만, 이미 각종 보도와 자원봉사의 손길로 복구가 진전되고 있는 시내 지역에 비해 장덕리, 삼교리 등 강릉 외곽지역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는 것이 현지를 다녀온 지역민들의 이야기다.
교인들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이날 오후 장덕리를 다녀온 주문진교회 임경택 목사는 “마을로 진입하는 5개의 다리 중 1개만 빼놓고 모두 유실되어 평소 25분이면 다녀오던 거리를 왕복 6시간이나 걸려 걸어갔다 왔다”며 “현지 주민들은 완전히 고립되어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형편”이라고 전했다. 임 목사는 “식수, 기본적 옷가지 등 생필품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되지만, 여타의 지역에 비해 알려지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주민과 시청 관계자들은 강릉시가 제 모습을 찾기까지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외곽 지역까지 완전복구되기 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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