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연합예배 비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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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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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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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홍보일색에 부활 의미 퇴색
지난달 31일(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국교회 연합 부활절예배에 대한 교계의 비난이 행사가 마무리된지 며칠이 지나도록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나친 월드컵 홍보 위주의 행사진행으로 그리스도의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부활의 기쁨을 만끽한다는 부활절의 의미가 퇴색되었다는 것이 지적의 요지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참가자들은 "부활절예배가 그리스도의 부활보다는 월드컵에 더 많은 무게중심을 두어 예배의 의미가 사그라들었다“며 실망을 표시했다. 참가자들은 “이른 아침 부활하신 주님을 맞이한다는 의미에서 새벽 일찍이 열렸던 예년의 부활절예배와는 달리 오후 2시로 시간을 변경한 것은 사실상 인원동원을 용이하게 해 월드컵 분위기를 기독교인들에게 확산시키기 위한 시나리오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교계 언론들도 예배운영위의 이러한 운영을 지적하고 나섰다. 교계 대표적 한 언론은 “이날 부활절연합예배는 첫 입장 순서부터 예배 임원단과 함께 정몽준 위원장, 이영덕 회장(월드컵문화시민운동협의회) 등이 입장하고 FIFA(국제축구연맹) 회원국 198개국 국기가 입장하면서부터 부활절 행사가 아닌 이미 월드컵 사전 홍보 행사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예배는 경배와 찬양이나 연합기도 등을 빼놓고는 모두가 월드컵에 초점이 맞추어져 진행됐다. 특히 연합예배마저 월드컵 사전 홍보행사를 방불케 할 정도로 온통 “월드컵 물결” 일색이었다.
김장환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아름다운 축구장을 지어서 하나님께 헌당하는 기분”이라며 "이곳에서 축구를 하면 한국팀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침체됐던 한국팀이 결승전까지 올라가기를 하나님 이름으로 축원한다“는 등 도통 설교인지, 월드컵 예찬론인지 분별하기 힘들 정도의 설교를 이어갔다.
이러한 분위기 가운데 예배 후 진행된 월드컵 성공기원 전진대회 때는 거의 모든 좌석이 텅 비어 주최측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예배에 참석했던 교인들은 경배와 찬양의 뜨거웠던 분위기와는 달리 월드컵 홍보 일색의 순서들이 계속되자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하나둘 경기장을 빠져나가 결국 5만여명의 교인들은 절반이상 줄어들었다.
행사장을 빠져 나가던 김진수(37, 서울시 연희동)씨는 “물론 월드컵이 국가적 대사이긴 하지만 신성한 예배에 까지 물들인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며 “아직 붉은 악마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계가 너무 들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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