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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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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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3.02.1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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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기독교 사회적 불신감 커져
기독NGO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실시한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다. 기윤실은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만19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한국 기독교에 대한 일반의 변화된 인식을 가늠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여서 무게감이 있다.
조사 결과, “한국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4%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20년 1월 실시한 앞선 조사에서는 같은 답변이 63.9%였다. 3년 새 불신감이 10.1% 상승했다.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1%에 그쳤다. 2020년 조사에서는 31.8%였다. 불신감은 높아진 반면, 신뢰도는 10.8% 하락했다.
기독교뿐 아니라, 주요 종교의 신뢰도 역시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 21.4%, 개신교 16.5%, 불교 15.7% 순이었다. 하지만 “없다” 혹은 “모르겠다”고 반응하거나 답변하지 않은 비율이 42.6%나 됐다. 2020년 조사 때는 가톨릭 30.0%, 불교 26.2%, 기독교 18.9%였다. “없다”거나 “모른다” “무응답”은 20.7%였다.
“가장 친근감 있는 종교”는 불교가 꼽혔다. 응답자의 23.2%가 불교를 가장 친근하게 여겼다. 가톨릭과 기독교는 각각 19.9%, 19.6%로 비슷했다. “가장 호감이 가는 종교”는 가톨릭 24.7%, 불교 23.4%, 기독교 16.2% 순이었다.
기윤실은 한국 교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측정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이 같은 추적조사연구를 하고 있다. 한국 교회에 대한 신뢰도 파악 및 교회 발전을 위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여섯 번째였던 이번 조사는 지난달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무작위추출을 전제로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 전반적 신뢰도
Q. 귀하께서는 한국 교회를 종합적으로 볼 때 얼마나 신뢰하십니까?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 교회에 대한 신뢰도를 질문했다. 신뢰한다(매우+약간)
21.0%, 신뢰하지 않는다(별로+전혀) 74.0%로 나타나 국민 5명 중 1명만이 한국 교회를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윤실은 이에 대해 “6차 조사인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신뢰도가 10.8% 정도 낮아진 수치”라며 “6차 조사가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20년 1월 조사된 것으로 미뤄봤을 때, 전염병 확산에 대한 교회의 대응 등이 한국 교회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온 것”이라고 추정했다.
단, 한국 교회 신뢰도 조사는 2008년 이후 이번까지 총 7차례 실시했는데, 5차까지는 해당 문항에 대해 ‘보통’이 포함된 5점 척도로 질문했다. 반면, 2020년 조사부터는 ‘보통’을 제외한 4점 척도로 질문했다.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는 과거 차수와 직접 비교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2년 4월 사귐과섬김코디연구소·국민일보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한 ‘기독교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 조사’에서는 동일한 문항으로 측정한 한국 교회 신뢰도가 18.1%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조사에서는 2.9% 증가했다.
기윤실은 “이는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확산 초기 기독교가 연관되면서 한국 교회 신뢰도가 급락했는데, 2022년 들어 코로나 19 확산과 교회와의 관련성이 잠잠해지면서 신뢰도가 소폭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특히 무종교자의 한국 교회 신뢰도가 2022년 4월 조사에서는 6.6%였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10.6%로 4.0% 증가해 평균 이상 증가했다. 응답자 특성별로 봤을 때, 기독교를 제외한 모든 종교에서 긍정 인식보다 부정 인식이 높았다. 이념적으로 보수 성향 응답자의 신뢰도가 높고, 진보 성향 응답자일수록 신뢰도가 낮아지는 경향성이 나타났다.
■ 구성원별 신뢰도
Q. 귀하께서는 다음의 사항에 대해 어느 정도로 동의하십니까?
- 기독교 목사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
우리 국민이 기독교 목사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 물었다. 기독교 목사에 대한 신뢰도는 ‘신뢰한다’(매우+약간) 20.8%, ‘신뢰하지 않는다’(별로+전혀) 74.0%로 전반적인 기독교 신뢰도와 매우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자 전체가 기독교 목사를 신뢰하는 것은 아니었다. 교회를 신뢰하는 응답자 중 20.7%는 목사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성별로 살펴보면 이념성향이 ‘보수’에 가까울수록 목사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지고, ‘진보’에 가까울수록 낮아지는 경향성이 나타났다.
Q. 귀하께서는 다음의 사항에 대해 어느 정도로 동의하십니까?
-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는 얼마나 신뢰할까? 조사 결과 ‘신뢰한다’(매우+약간) 20.6%, ‘신뢰하지 않는다’(별로+전혀) 75.2%로 나타났다. 한국 교회 전체 신뢰도 및 목사 신뢰도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목사 신뢰도와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를 신뢰하는 것이 ‘기독교인’을 신뢰하는 것은 아니었다. 한국 교회를 신뢰하는 28.1%는 기독교인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계층별로는 기독교 목회자 신뢰도와 거의 비슷한 특성을 보였다. 하지만, 기독교인의 41.7%는 기독교인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독교인들의 목사 신뢰도와 비교해 4.6% 높은 부정률임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우리나라 기독교인은 목사보다 같은 기독교인들을 더 신뢰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과 6차 조사와 비교했을 때, 기독교 목사/기독교인에 대한 신뢰도는 약 10% 낮아졌다(긍정률 기준). 그러나 2022년 4월 조사한 사귐과섬김코디연구소·국민일보 조사와 비교하면 기독교 목회자 신뢰도는 하락이 멈췄으며, 기독교인 신뢰도는 하락에서 소폭 반등했다.
■ 종교별 비교 인식
Q. 다음의 종교 중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무엇입니까?
- 가장 신뢰하는 종교
기독교와 함께 가톨릭, 불교, 기타 종교 간에 상대적인 신뢰도 측정을 실시했다. 현재 종교 중에서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21.4%) > 개신교(16.5%) > 불교(15.7%) 순이었다. 2020년에는 가톨릭 > 불교 > 기독교였는데, 기독교가 불교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2020년과 비교해 가톨릭, 불교, 기독교 3대 종교 모두 신뢰도가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신뢰하는 종교가 ‘없음’, ‘잘 모르겠다’는 비율은 42.6%로 2020년보다 21.9% 상승했다. 그 중 ‘없다’에 대한 응답이 34.6%를 차지했다.
종교인은 자기 종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줬다. 무종교인은 가톨릭 17.5%, 불교 12.2%의 신뢰도를 보였다. 기독교는 불교보다 한참 낮은 3.2%였다. 소득 수준 ‘상’에서는 가톨릭을, ‘하’에서는 기독교를 1위로 꼽았으며, 이념성향별로 보수층은 기독교, 중도층은 가톨릭을 각각 1위로 꼽았다. 진보층은 불교와 가톨릭을 비슷하게 신뢰했다.
Q. 다음의 종교 중 가장 친근감이 가는 종교는 무엇입니까?
- 가장 친근감 있는 종교
일반 국민에게 가장 친근감 있는 종교를 물었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와는 달리 불교(23.2%) > 가톨릭(19.9%) > 기독교(19.6%)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기독교와 가톨릭은 0.3% 차이로 대동소이했다. 하지만 무종교인만을 놓고 보면 불교(20.4%) > 가톨릭(16.6%) > 기독교(4.2%) 순으로 나타나 가톨릭과 큰 격차를 보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기독교는 ‘40대’에서, 불교는 40대를 제외한 ‘20~50대’, ‘60대’에서는 가톨릭에 가장 높은 친근감을 보였다. 성향이 보수적인 응답자는 ‘기독교’에 가장 높은 친근감을 보였다.
Q. 다음의 종교 중 가장 호감이 가는 종교는 무엇입니까?
- 가장 호감 가는 종교
가장 호감 가는 종교가 어느 무엇인지 질문한 결과, 가톨릭(24.7%) > 불교(23.4%) > 기독교(16.2%) 순으로 나타났다. 가톨릭과 불교는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기독교는 두 종교와 큰 차이를 보였다.
특성별로 보면 가톨릭은 소득 수준 ‘상’과 ‘중’에서, 기독교는 ‘중’과 ‘하’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이념성향이 보수적인 응답자들은 28.2%로 기독교에 가장 호감을 보였으며, 반대로 중도, 진보 성향의 응답자들은 3대 종교 중 기독교에 가장 호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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