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後] 베트남 다라호아교회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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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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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3.02.0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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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건축봉사단, 재능기부 해외봉사 따뜻한 결실
베트남 남부 람동(Lam Dong) 주에 위치한 다라호아(Darahoa)교회의 청년관이 자금 부족으로 수년째 건물을 짓지 못한 채 방치돼 있어 도움이 절실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PMM선교사로 파송된 김정태 목사의 요청에 밀알건축봉사단(단장 김광윤)이 선뜻 자원봉사를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교통비와 숙식비, 각종 기자재 구입비 등 현지에서의 필수비용이 모자라 난항을 겪고 있다는 딱한 사연이었습니다.
소식이 전해진 후 전국 각지에서 따뜻한 후원이 이어졌습니다. 크고 작은 나눔의 손길이 모여 1000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 답지했습니다. 충청합회에서도 400만 원을 선뜻 지원했습니다. 그 응원에 힘입어 16명의 봉사자가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봉사단은 1월 8일부터 19일까지 재능기부 활동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공사 재개를 불과 3주 앞두고 현지 관공서는 애당초 건물이 설계대로 지어지지 않았다며 갑자기 건축중단 명령을 내렸습니다. 설계도를 다시 그리고, 처음부터 허가를 신청해야 하는 암담한 상황에 맞닥뜨렸습니다. 관계자들은 재허가를 받는데 족히 서너 달은 걸릴 거라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미 단원들의 항공권을 예매해 놓은 시기여서 일정을 취소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기도밖에 없었습니다. 그사이 김정태 선교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었습니다. 간절히 기도하며 베트남 미션과 논의했습니다. 대회장 짠 탄 쥬이웬 목사는 당 간부를 만나 사정을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해당 관공서 측은 1월 첫째 주에나 건축허가 여부를 알려주겠다며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은혜로 1월 3일 드디어 건축허가가 나왔습니다.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
봉사단은 8일 호치민에 도착해 곧장 다라호아로 향했습니다. 버스에 몸을 싣고 무려 9시간을 달렸습니다. 숙소에 여장을 풀자마자 시장에 나가 건축에 필요한 자재를 구입하고, 이튿날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찰이 ‘태클’을 걸었습니다. 작업을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났을 무렵, 경찰서로부터 공사중단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경찰은 공사 허가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이날 오후 1시까지 모든 봉사단원이 현장에서 철수하라고 경고했습니다. 기가 막혔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단원들은 다시 두 손을 모았습니다.
그 사이, 보고를 받은 짠 탄 쥬이웬 대회장은 해당 지역 경찰 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멀리 한국에서 자신들을 돕기 위해 온 봉사단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선처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습니다. 다음날,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한 경찰 책임자는 아무 문제 없다는 듯 건축을 허가했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은 다라호아교회 청년관은 전문가들의 손이 닿자 그야말로 ‘환골탈태’했습니다. 얼기설기 지붕만 덮여 있던 건물은 깔끔한 페인트칠로 새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깨진 벽돌이 지저분하게 나뒹굴던 내부는 고급스런 타일로 치장하며 언제든 집회를 열 수 있을 만큼 깨끗해졌습니다. 거미줄과 잡초가 무성해 흉물스러웠던 주변도 단장했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멈춰있던 지역선교가 힘을 얻게 됐습니다.
단원들은 조촐한 감사예배를 드린 후 19일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들의 일정표에는 그 흔한 관광도 없었습니다. 그저 활동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일행 중에는 구도자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활동에 임하는지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바로 선교와 봉사의 정신이었습니다.
김정태 선교사는 다라호아교회 청년관의 사진을 <재림마을>에 보내오며 “이 일을 위해 아낌없는 기도와 후원으로 성원해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하나님께서는 이번 건축을 위해 충분한 자금을 주셨다”고 인사를 전했습니다. 특히 생업을 뒤로한 채 자비로 비용을 부담하고, 고가의 장비를 직접 공수하는 등 크게 헌신한 밀알건축봉사단원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했습니다.
단장 김광윤 장로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는 “우리는 그저 하나님의 뜻에 따라 각자가 가진 기술과 달란트로 봉사만 했을 뿐”이라고 겸손해하며 “예기치 않은 여러 상황이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능히 해결하시고 인도해주실 것을 믿었다. 모쪼록 이 청년관을 통해 다라호아 지역의 복음전도에 큰 활력이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습니다.
후원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 독지가는 “우리가 직접 가거나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해 주셔서 오히려 우리가 봉사단원들에게 고맙다. 비록 적은 금액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니 보람 있고 감사한 일”이라며 미소 지었습니다.
김광윤 장로는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 <재림마을>과 나눈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봉사를 다니며 자금이 없어 활동하지 못했던 적은 없다. 사람의 계산법으로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하나님의 계산법에 불가능이란 없다”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과연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밀알건축봉사단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렇게 베트남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기적을 일궈냈습니다. 다라호아재림교회 청년관은 그 약속의 증거가 될 것입니다. 한국과 베트남 사이 우호의 상징물이 될 것은 물론입니다. 이번 주에는 아마 새 집회소에 청년들이 모여 예배를 드릴 것입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자신들을 위해 기꺼이 팔을 걷은 어느 이름 모를 한국인 봉사자들의 사랑에 고마워하며 말입니다.
■ 베트남 다라호아교회 청년관 건축 후원자 명단(입금명 가나다 순)
△강윤 △권영수 △남제헌 △노정숙 △문순이 △민태길 △박경실 △박둥자 △박성섭 △백희천 △변동순 △서산참빛교회 도르가 △예수님의사랑 △윤기준 △이경일 △이광현,김수정 △이순복 △이에스더 △이월희,윤성미 △주필은 △정은영 △정철진 △최철호 △충청실업인협회 △하순임 △황강구 △황대헌 △황윤찬
성금 모금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며, 명단 누락이나 착오가 있는 분은 <재림마을 뉴스센터> 쪽지로 알려주시면 추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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