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산불피해 이재민 돕는 전미자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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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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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4.0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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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밥 들고 현장 투입되던 소방대원 뒷모습 못 잊어”
화재 진화 기간에는 소방대원들을 위한 식사를 만들기 위해 매일 오전 6시부터 앞치마를 둘러야 했고, 요즘은 이재민들이 머무는 시설에서 날마다 배식을 돕느라 정신없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구호물품을 정리해 관련 기관과 주민들에게 보내는 일도 도맡아 한다. 틈틈이 이장단 단톡방에 현재 각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구호상황을 공유하며, 협력을 요청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전미자 집사는 “이런 상황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니 사건 초기에는 많은 사람이 당황하고 체계가 없어 혼란스러웠는데 이제는 많이 안정됐다. 한 번에 여러 가구가 재난을 당한 데다 복구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 하루라도 빨리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라고 전했다.
전 집사는 “임시주택이 설치되면서 입주한 주민들도 있는데, 아직 호텔이나 시설에 머물고 있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보리밥을 먹어도 자기 집에서 생활하는 게 제일 편한 법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예전의 생활이 그리워 어서 집으로 가게 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어차피 시간이 흘러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여서 답답해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한 주먹밥을 싸 들고 새벽부터 진화현장으로 투입되던 소방대원들의 뒷모습을 떠올렸다. 화재 당시만 해도 꽤 쌀쌀한 날씨여서 더욱 가슴이 아팠다. 다행히 그런 ‘이름 없는 영웅’들의 헌신에 힘입어 점점 일상을 회복하고 있어 감사하다.
급히 몸을 피하느라 변변한 귀중품 하나 챙겨 나오지 못한 이들을 위해 당분간 도움이 필요하다. 피해자 중에 아무래도 노인이 많다 보니 ‘할머니옷’이 제일 부족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그러나 가짓수가 많아도 체형이나 취향에 맞지 않아 불편해하는 경우가 잦다. 그래서인지 마음에 드는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현금을 지원해 달라는 실질적인 이야기까지 들려온다.
전 집사는 ‘힘들지 않느냐’는 우문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으로 봉사한다”고 현답을 내놨다. 좋은 일 한다며 격려하는 응원의 메시지를 받을 때면 없던 힘도 솟아나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곧 끝이 올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배우는 점도 많다. 특히 언젠가 다른 지역에서 이런 재난이 일어난다면 자신들도 꼭 돕고 싶다. 몸과 마음을 모아 ‘그리스도 안에서 합력하여 이루는 선한 삶’을 그린다.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그는 다시 앞치마를 두르고 어디론가 달려갔다. 기사에 이 말을 꼭 넣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전국 각지에서 여러 방법으로 도와주신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마치 자기 일처럼 걱정해주고, 선뜻 후원해 주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재림이 가까워질수록 처처에서 재난은 늘어날 것입니다. 각자가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니 서로 돕고 아끼며 사는 재림성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동해안산불 #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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