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꿈을 현실로 바꾸는 삶’ 정담이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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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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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6.0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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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교 경험 토대 전시회, 출판, 기부 등으로 사역 확장
먼발치에서 반가운 얼굴이 인사를 건넨다. 정담이(서중한 태릉교회) 선교사다. 그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1년 가까이 1000명선교사로 인도에서 경험한 자신의 이야기를 사진전시회와 책으로 엮어내 화제를 모았던 인물. 해외선교사로 지원하기 전부터 ‘북북북’ 회원으로 활동했던 터다.
사회를 맡아 순서를 진행한 그는 “북한 친구들과 만나 ‘행복한 안식일입니다’라는 인사를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면서 “오랜만에 오프라인에서 집회를 여니 소통하는 느낌이 훨씬 좋다. 장소가 재림연수원이라 더 좋은 거 같다. 새롭게 보이는 얼굴도 있어 더 설레고 기쁘다”며 눈웃음 지었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을 만나고, 관련 정보를 얻고 싶어 ‘북북북’에 지원했다. 북한선교가 자칫 막연하고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모임을 통해 자신에게 맡겨진 전도사명과 비전을 재발견한다. 북한선교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중학교 때 탈북인 친구가 같은 반으로 전학을 와 친해지면서부터다. 한국사람이라면 당연히 같은 민족이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에게 북한은 선교의 첫 단추이면서도 마지막 단추 같은 느낌이다. 이를 위해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자들과 교류하고, 북한의 현실을 마주하며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훗날 북한이 개방되면 학교나 의료기관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싶은 바람이다. 그러고보면 그에게 북한선교는 비단 먼 미래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부족하나마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사역을 위해 지금부터 하나둘 준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출석하는 교회 청년반에서 부회장으로 봉사하는 그는 통일에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불필요성을 말하는 또래의 세대에게 “북녘 동포들이 살아가는 현실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본다면 그들을 위할 줄 아는 마음이 생길 것”이라며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이 우리와 같은 영생의 소망을 품을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지난 3월, <나의 비전은 없다. 그들이 나의 비전일 뿐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인도에서 보고 느낀 것, 행복했던 기억 그리고 낯선 문화 속 찾아오는 고민과 생각을 일기 형식으로 풀었다. 인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이색적인 공간이 담긴 풍부한 사진자료가 눈길을 머물게 한다. 나라와 나라, 민족과 민족을 오가며 겪은 다양한 체험이 행간 사이에 스며있다. 배우고 나누며 발견한 사명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독자에게는 그 자체로 색다른 간접체험이자 은혜요, 치유다.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인도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현지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각자에게 주어진 마음을 뜨겁게 하는 사랑과 꿈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도 녹여냈다.
정담이 선교사는 이 책에서 “그동안의 내 삶은 인도에서의 1년을 살기 위해 살아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내 몸이 그곳에서 닳아 없어져도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나는 다시 인도로 돌아가 나의 남은 평생을 그곳에서 헌신하며 살고자 한다”고 고백했다.
또한 “사랑에는 한계가 없으며, 결코 멈추지 않는다. 사랑은 다른 배경과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묶어준다. 그러니 지금 사랑하고 있는 것처럼 계속 사랑하자. 결국에는 도전했고 찾아 나섰고 그렇게 헤쳐나가 잊지 못할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 있을 그 기쁨들을 담았기에 멈추고 싶지 않다. 기왕 가는 거 간절히 열망하며 뜻깊게 아름답게 가자”라고 했다.
그런 그가 요즘은 ‘헌옷 나눔 프로젝트’로 다시 사역의 지경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인도에 헌옷을 모아 보내주는 활동을 시작한 것. 배경을 물었다.
“인도에서 자급선교사의 꿈을 갖게 됐어요. ‘아직 어리고 연약한 여청년이 과연 무얼 할 수 있을까’ ‘목회자도 아니고 정식으로 고용된 사람도 아닌데, 과연 무얼 할 수 있을까’ 등 여러 현실적 걱정이 겹쳐오면서 암담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분명 저에게도 맡겨진 일이 있을 것이라 믿고 기다리며 기도했고 또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인도에 있는 선교사 친구들과도 계속 연락을 하고 있는데, 예전에 한국 봉사대에서 기부했던 의류가 현지인 선교에 요긴하게 사용되던 게 떠올랐습니다”
‘어떻게 하면 인도를 더 잘 도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복음을 전하는 일에 더 잘 쓰일까’ 고민하던 찰나, 누구라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번뜩인 것. 실제로 인도의 시장과 마을에서는 한국 구제 옷을 사고파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더구나 빈부격차가 극심해 옷 한 벌이 절실한 사람이 많다. 빈곤층은 옷을 사 입는 게 굉장한 부담이다. 유행은커녕 해지고 닳도록 입는 일이 흔하다.
후원받은 옷가지와 물품은 깨끗하게 세탁하고, 가려내 배송한다. 현지 봉사자들이 인수해 상태가 괜찮은 제품은 구제로 판매해 후원금을 모으고, 나머지는 빈곤층에 기부한다. 의류 외 가방, 모자, 구두, 휴대폰이나 전자기기 등 각종 물품도 받는데, 한국과 인도를 잇는 훌륭한 매개체가 되기에 충분하다.
삼육보건대 치위생과를 졸업한 그는 치과에서 전공 관련 경력을 쌓으면서 이 일을 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한국어교원자격 과정을 이수하는 중이다. 자신이 더 발전하고 성장해야 더 많은 걸 나누고 베풀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에게 인도선교는 아직 완성이 아닌 과정이다. 몸은 한국에 있지만, 생각은 벌써 인도에 가 있는듯하다.
“인도에 다녀온 후로는 한국에서의 삶만 보고 살 수 없게 됐습니다. 그곳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비전을 확인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하나님이 절실히 필요한 그들을 봤습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야만 하고, 가야만 합니다. 무엇보다 그곳에 있으면 제가 행복해집니다”
그는 다시 인도로 돌아갈 날을 꿈꾼다. 그들의 부족을 채워주고, 아픔을 치료해 주며, 목말라 하는 사람들에게 마르지 않는 생수와 같은 기별을 들려주는 선교센터를 만들어 평생 사역하는 게 최종 목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당장 떠날 수는 없지만, 이동과 왕래가 원활해지면 정식 비자를 받아 비행기에 오를 마음이다. 사역의 밑그림도 벌써 구체적으로 그려놨다.
우선 적은 금액이라도 자체적으로 후원금을 모아 빈곤층을 지원하거나 현지인 청년들의 학자금, 의료시설 건축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무조건 돕기만 하면 수혜자의 자립심과 책임감이 퇴행할 수 우려도 있어 후원은 일부만 하고, 나머지는 본인이 직접 감당하도록 할 생각이다. 헌옷을 나눠줄 때, 문서전도를 병행해 진리기별도 함께 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졸업한 동문 선교사들이 동역하기로 했다.
그는 “어떤 일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지만, 어찌 되었든 저는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길로 가고, 갈 것”이라며 다부진 포부를 드러냈다. 자신의 경험과 비전을 그 자신만의 것으로 한정하거나 가둬두지 않고, 선의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한 재림청년의 꿈은 그렇게 영글고 있다.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 ID: damy0312 / 인스타그램: luvmia_312)
#정담이선교사 #인도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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