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혜의 interview-e] 아셀라의 꿈 그리고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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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근로자를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각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교인들은 달랐습니다. ‘어디 아픈 데는 없니? 힘들지 않아?’라고 물으며 진심어린 걱정과 관심을 보여줬습니다. 저는 불교 국가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만난 재활센터교회 교인들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하늘을 사모하는 사람이 됐습니다”
아셀라는 불교의 나라 스리랑카에서 복음을 전하는 재림성도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에서 외국인근로자로 살아가던 중, 그의 마음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졌다. 그 씨앗은 몇 년이 흐른 후 그의 가정에서 싹을 틔워 열매를 맺었다. 지난 7월, 그의 가족 5명은 모두 침례를 받고 거듭남을 입었다.
아셀라는 한국에서 일하던 때를 떠올리며 “가족과 떨어진 상태에서 외국인근로자로 살아가는 일은 외롭고 힘들었다. 그런데 교회에 간 첫날 알지도 못하던 사람들이 베풀어 준 사랑에 그리운 가족을 만난 것만큼이나 큰 기쁨을 느꼈다.
물론 처음에는 낯설기도 했지만, 교인들은 아버지, 어머니, 형, 동생처럼 느껴질 정도로 따뜻하게 맞아줬다. 그곳에서 받은 사랑이 너무 커서 스리랑카로 돌아온 후에도 잊을 수가 없었다”고 고백한다.
2013년이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재활센터교회(당시 담임목사 오명근)의 박현국 장로(당시 수석장로)는 퇴근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아셀라를 집까지 태워주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혹여 어려운 일이 있으면 찾아오라며 교회로 초청한 지 얼마 후 아셀라는 정말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 마침내 침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그를 통해 스리랑카인 몇 명이 교회에 출석했다.
아셀라는 “태어날 때부터 불교신자였지만 호기심에 교회를 방문했다. 그런데 교회에만 가면 사랑받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아프면 교인들이 약과 먹을 것을 챙겨줬고 생필품도 갖다 줬다. 내 생일에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이들은 교인이었다”면서 “갑자기 회사가 문을 닫아 수입이 없어 앞이 막막했던 적이 있는데 금요일마다 성전을 청소하는 일을 맡겨준 덕분에 집에 생활비를 계속 보낼 수 있었다”라고 옛일을 돌아봤다.
스리랑카로 돌아간 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안정을 찾기까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이따금 오명근 목사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예수님의 사랑을 가족에게도 알려주고 싶어 스리랑카에 와 줄 수 있냐고 물었다. 오 목사와 재활선교센터의 김상우 집사, 오 목사의 새로운 부임지인 원주새하늘교회의 정상호 장로가 스리랑카에 있는 아셀라의 집에 모여 있던 스물다섯 명의 영혼과 함께 안식일을 보냈다.
아셀라 가족은 그들의 열정과 헌신에 감동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복음을 받아들여 재림교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들이 주고 간 스리랑카어로 적혀 있는 성경말씀을 읽고 찬양을 부르며 기도하고 가정예배를 드렸다. 얼마 후 아셀라의 가족은 한국의 원주새하늘교회에 가서 침례를 받기 원했다.
그러나 온 가족이 한꺼번에 한국에 오는 일이 쉽지 않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아셀라는 “그때 우리 가족의 믿음은 더욱 강해졌다. 하나님께서 어떻게든 우리 가족이 침례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실 거라 믿고 기도하며 기다렸다. 감사하게도 오 목사님과 몇 분이 스리랑카에 다시 방문해 내 아내와 두 딸, 남동생인 아치라와 그의 아내가 침례를 받게 됐다”며 한국에서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도와주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새하늘교회 성도들이 영상으로 침례식을 지켜보며 축하해 주는 가운데 침례를 받은 아셀라의 가족과 아치라 부부는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그 후 아셀라의 집은 ‘원주새하늘교회 열여섯 번째 구역반, 아셀라 홈처치’라는 현판을 달았고 아셀라를 통해 한국에서 침례를 받은 친구 만줄라와 두민다의 집에는 ‘원주새하늘교회 패밀리하우스’라는 현판을 달았다.
아셀라와 아치라 형제는 각각의 처가와 만줄라, 두민다의 집을 방문하고 신앙을 독려하는 영적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가정예배를 드리며 안식일을 지키고 스리랑카 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원주새하늘교회는 ‘랑카선교’라는 카페에 말씀을 올리고 있는데 아셀라 가족은 열심히 댓글을 달며 믿음의 가족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들에게 복음을 알려준 한국 교회와 하나님께 대한 감사를 찬양하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매주 안식일 한국 시차에 맞춰 새벽부터 일어나 유튜브를 통해 원주새하늘교회 예배에 동참하는 아셀라 가정은 하나의 교회로 자라나며 스리랑카에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아셀라는 “오 목사님은 내가 곧 선교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에게는 삶의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 아무리 작은 소망이라도 하나님의 약속을 굳게 붙잡는 산 믿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스리랑카에 돌아가 보석 매매업을 통해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아셀라는 하나님의 축복으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하나님의 자녀는 모든 일에, 언제나 기뻐할 수 있다. 신실하신 예수님께서 당신께 헌신하는 자들을 지키시고 악에서 보호하신다는 것을 믿는다”라고 고백한다.
또한 “스리랑카에서 교회에 가지는 못하지만 우리 가정에 ‘원주새하늘교회 홈처치’라는 현판을 붙이고 우리집이 작은 교회가 되어 다른 사람들과 예배드릴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어떤 과학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정의하거나 설명할 수 없다. 인간의 지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을 측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운다. ‘스리랑카 선교’를 위해 한국의 더 많은 성도가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앞으로 하나님 아버지께서 스리랑카의 많은 사람을 도우실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사가 많이 배출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어쩌면 그의 믿음이 수백 배, 수천 배 결실로 맺힐 것은 이미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인지 모른다. ‘빈말’이란 걸 할 줄 모르는 스리랑카 사람 아셀라가 입 밖으로 꺼낸 말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 낯선 외국인이 있는지 둘러보자. 그들에게 힘든 일은 없는지, 도움이 필요하진 않은지 물어보고 언제든 교회로 찾아오라고 초청해보자. 오 목사의 말처럼 그 사람 역시 고국으로 돌아가 하나의 교회가 될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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