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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국선교 120주년 기념 금요 특별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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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4.11.0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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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감사’ ‘현재의 사명’ ‘미래의 소망’ 나눈 감동 120분
‘한국선교 120주년 기념 금요 특별예배’에서 한국연합회장 강순기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한국선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금요 특별예배가 8일 오후 7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삼육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대총회장 테드 윌슨 목사와 북아시아태평양지회장 김요한 목사, 한국연합회장 강순기 목사를 비롯한 교단 지도자와 지회 연례행정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온 대총회 및 세계 각국 대표 등 1000여 명의 성도가 참석해 120년 한국선교 역사를 이끌어오신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에 감사했다. 한복을 차려 입은 한국연합회와 동.서중한 여성협회 임원들이 안내를 맡아 성도들을 맞이했다.


한국선교 120주년기념식 준비위원장 엄덕현 목사(한국연합회 부회장)는 환영인사에서 “1904년 하나님께서는 한반도에 세천사의 기별을 전해주셨다. 120년이 지난 올 한 해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사업과 행사를 진행했다.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우리는 기념예배와 기념식 그리고 관련 행사들을 진행하며 120주년의 해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연합회장 강순기 목사는 사도행전 16장9절 말씀을 본문 삼은 설교에서 “만일 믿음의 선배들의 눈물과 기도와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 한국 재림교회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한국 백성들의 간절한 요청에 응답한 290여 명의 선교사와 세계 자매교회와 대총회가 없었다면 우리는 이 자리에서 선교 120주년을 기념하면서 하나님께 감사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라며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죽기까지 충성한 선교사들의 희생을 떠올렸다.


강순기 연합회장은 한국이 ‘복음의 옥토’가 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말씀을 향한 열정 △선교사와 가족들이 흘린 피와 땀 △대면의 정신 등을 꼽고 “말씀연구를 통해, 피와 땀의 헌신을 통해, 임박한 재림의 소식을 온 땅에 전하는 전도자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을 이루자”라고 권면했다. 


삼육대 제해종 총장은 집회를 시작하는 대표기도에서 마지막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절망을 이겨낼 길은 오직 주의 영으로만 가능함을 고백하며 뜨거운 성령의 임재를 간구했다. 제주대회장 한송식 목사는 마치는 기도에서 “사명과 본질이 흐려지고, 가야 할 길에서 멀어졌지만 통회하는 성도들의 심령을 귀하게 보셔서 새로운 마음과 결심을 허락해 달라”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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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총회장 부인 낸시 여사도 눈물 흘린 술람미 뮤지컬 <대면>

이날 예배는 뮤지컬컴퍼니 술람미의 <대면> 공연으로 채웠다. 지난 6월 초연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던 작품이다. 스물한 살 꽃다운 나이에 ‘미지의 땅’ 조선에 파송돼 사랑하는 남편과 자식을 잃으면서도 복음전파 사역을 그치지 않은 테오도라 왕저린(한국명 왕대아 / 이하 테오도라) 선교사의 생애를 그렸다.


작품은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이들을 향한, 그리고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세천사의 기별을 전파하기 위해 눈물로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이들을 향한 헌정으로 다가왔다. 말씀의 깃발을 흔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던진 아니, 그 이상을 내어놓고 희생한 이들의 숭고한 생애를 기렸다.


원작 100분의 러닝타임을 2부로 나눠 70분으로 압축했지만, 감동의 농도는 전혀 희석되지 않았다. 마치 씨실과 날실이 엮여 하나의 옷감으로 짜이듯 짜임새 있게 흘렀다. 극 초반 조선의 생활상을 묘사하는 시퀀스는 빠른 호흡으로 경쾌하게 구성해 전개했다. 민요 ‘날 좀 보소’를 비롯해 안무나 넘버 등에서 한국적 정서가 물씬 묻어났다.


활력 넘치던 극은 그러나 사랑하는 아이 ‘메이블’의 죽음 이후 깊은 여운으로 전환됐다. 목숨보다 소중한 막내딸을 경산의 어느 작은 언덕에 묻고 애절하게 숨죽여 흐느끼는 이은총(테오도라 역)의 열연은 보는 이의 가슴도 미어지게 했다. 오늘의 선교역사가 거저 이뤄진 것이 아닌, 죽음으로 써 내려간 희생의 결과였음을 돌아보게 했다. 영혼의 열매를 거두기 위해 기꺼이 자신은 물론, 그 이상을 내어놓는 선교사의 정신을 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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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삶을 이해해보고 싶었다”는 등장인물 ‘조선’의 독백처럼 작품을 보는 내내 ‘대체 선교란 무엇인가’ ‘대체 그들에게 조선은 어떤 의미였을까’ ‘지금 우리에게 선교는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이 가슴에 머물렀다. 그리고 ‘십자가를 질 수 있나’라는 묵직한 물음에 “죽기까지 따르오리”라는 대답을 되뇌게 했다.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감정은 통했던 것일까. 모니터로 전해지는 자막을 보며 스토리를 이해해야 했지만, 감동받은 해외 대표자와 외국인 관객들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테드 윌슨 대총회장의 부인 낸시 여사도 간간이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쳤다. 


작품은 이처럼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얼굴과 ‘대면’하도록 이끌었다. 과거 선교사와의 대면은 곧 다시 오실 예수님과의 대면을 상상하게 했다. 지금도 마게도냐 어딘가에서 ‘날 좀 보소’라며 손 흔드는 이들의 외침 앞에 서게 했다. 결국 “마주 보는 그것이 곧 선교의 시작”이라는 메시지 앞에 머무르게 했다. 당신이 선 그곳이 다름 아닌 선교지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그리고 “주님 내가 여기 있습니다. 말씀하옵소서”라는 고백이자 결심이자 간증으로 공명됐다.


극중 ‘조선’이 테오도라 선교사에게 건넨 가방을 다시 한나에게 전달하듯, 무형의 가방은 관객과 시청자에게로 그리고 교회와 성도에게로 이어졌다. 그 가방은 선교로, 사명으로, 부르심의 소명으로 상징됐다. 막이 내리고 객석의 조명이 켜지자 “우리”의 여행은 다시 시작됐다. 테오도라 왕저린이 다시 한국을 찾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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