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속 미주 지역 한인교회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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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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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4.1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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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성도 사망자는 없어 ... 모든 교회 온라인 방송예배로 전환
한국 시간으로 지난 8일, 남가주목사회장 이충환 목사가 유튜브 개인방송으로 진행한 특별기도회를 통해서다.
이충환 목사는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비틀거리는 이때, 가장 힘들고 어려운 분들이 누구일까 떠올리다 세계 각처에서 봉사하는 선교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매주 화요일마다 그들을 초청해 소식을 듣고 기도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갑자기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해 먼저 미국을 위한 기도회를 갖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생방송으로 진행한 이날 방송에서는 뉴욕, 시애틀, 로스앤젤리스 등 미국 주요 8개 지역의 한인 목회자들과 화상통화를 연결해 확진자와 사망자 발생 등 현지 피해상황과 대처방안 등 소식을 나눴다. 특히 한인교회와 성도들의 상황을 소개하고, 함께 마음을 모아 릴레이 기도했다. 시청자들도 댓글로 기도제목과 정보를 공유하며 실시간 참여했다.
안상기 목사(뉴욕중앙교회)는 “미국에서 일어난 코로나19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뉴욕에서 발생했다. 인접한 뉴저지도 두 번째로 피해가 크다”고 염려했다. 뉴욕주의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약 16만 명에 이르며, 사망자는 7000명을 넘어섰다. 뉴저지주의 누적 감염자 역시 5만 명이 넘으며, 사망자는 1700명으로 보고됐다.
안 목사는 “그레이트뉴욕합회 안에는 6개의 한인교회가 소속되어 있다. (방송 시각)현재까지 한인교회 환자 발생은 없다. 그러나 현지인 교회에서 3명의 성도가 사망했으며, 다민족 교회에서도 4명이 사망했다. 뉴욕 퀸스에 있는 잭슨하잇다민족교회에서도 1명의 성도가 목숨을 잃었다. 대서양연합회 산하 노스이스턴합회의 합회장 가족이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중”이라고 전했다.
안 목사는 “매스컴을 통해 알려졌다시피 뉴욕의 상황은 매우 악화되고 있다. 그러나 온 교회와 성도들이 연합하여 기도하며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특히 3월 25일과 4월 9일에는 12시간 연속 특별 릴레이기도회를 열어 이 재난이 하루 속히 멈추길 간절히 기도했다. 참여한 많은 성도들이 성령의 임재를 뜨겁게 경험했다”고 알렸다.
서영우 목사(조지아연합교회)는 “조지아 지역에서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인교회는 아직까지 크게 어려움 당한 곳은 없다. 그러나 한인교회에 다니는 성도의 자녀가 뉴욕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워싱턴DC에서 일하는 또 다른 한인도 확진이 의심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무엇보다 최일선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이 걱정이다. 각 교회에도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다니고 있다. 다른 누구보다 환자들과 접촉할 가능성이 커 우려된다. 재림성도를 포함한 모든 의료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이 밖에 직장을 잃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앤드류스대학교 캠퍼스 내에 위치한 앤드류스한인교회의 이상근 목사는 미시간 지역의 상황을 전했다. 이 목사는 “지난달 8일 외부에서 온 공연자 가운데 한 사람이 확진자였는데, 그로 인해 직원과 가족이 2차, 3차 감염되어 학교와 교회가 폐쇄됐다. 한인교회도 함께 문을 닫고 모든 집회를 방송예배로 전환했다. 학교 직원 중 한 명이 확진됐지만, 다행히 거의 완쾌단계”라고 소개했다.
미국에서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시애틀 지역의 전인석 목사(시애틀중앙교회)는 “5곳의 한인교회가 모두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매일 아침 ‘이번 사태를 믿음으로 극복하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나누며 서로 격려하고 용기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30만 명의 한인이 밀집한 로스앤젤리스의 김순태 목사(나성중앙교회)는 “현재 7곳의 한인교회가 정상적인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방송으로 대체했다. 조사에 의하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방송예배에 접속하고 있다. 어쩌면 이 위기가 복음을 전하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실직자가 속출하면서 교회마다 어려운 분들을 위한 구제 사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 위기는 기도 외에는 해결할 길이 없다는 생각으로 새벽기도회를 여는 교회도 여러 곳이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바라보고, 늦은 비 성령을 충만히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성도들이 서로 위로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주 한인교회 중 가장 크고, 교인수도 많은 로마린다교회의 오충환 목사는 “이제는 일반인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 없이 외출하다 적발되면 90일 구류조치되거나 1000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며 크게 바뀐 사회적 분위기를 전했다.
오 목사는 이어 “로마린다 인접지역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긴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갑자기 확산해 걱정이다. 꼼짝도 못하고 집에 가만히 있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식 목사(미주교회협회장)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앞으로 더 큰 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지금은 믿음으로 굳게 서야 할 시간이라고 독려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엄청난 재정적 ‘재난’이 밀려올 게 확실하다”면서 “대총회 뿐 아니라 지회와 연합회, 합회들이 재정난을 겪게 될 것이다. 실제로 감원이나 감봉조치를 하는 기관이 있다. 재정이 여유 있어 많은 사업을 무리 없이 펼쳤던 텍사스합회마저 재정적자가 발생해 이러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재정적 어려움은 다른 사람이나 기관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주 지역의 각 교회에도 크든 작든 신속하게 밀려올 것이다. 요즘은 헌금을 드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특별히 교회의 규모가 작거나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교회는 목회자의 급여를 지불하기도 어려워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 목사는 “미주교회협회는 미국과 캐나다를 12개 지역으로 구분해 지역별 대표자를 뽑아 해당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상호 돕는 방안을 제시하고 실행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개인의견을 전제로 “이제 유무상통하는 초대교회 같은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 온 교회가 협력해 해결하지 않으면 늦은 비 성령의 역사가 어려워질 것이다. 이른 비 성령의 역사가 이뤄진 때처럼 늦은 비 성령의 역사도 성도와 교회들이 서로 이기심 없이 사랑으로 하나 되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을 나누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이를 위해 기도하고, 헌신하자”고 당부했다.
남가주합회 아시안부장인 이삼용 목사는 “얼마 전 <타임>지에서 ‘The World Stop’이라는 커버스토리를 봤다. 바쁘게 돌아가던 세상이 갑자기 멈췄다. 마지막 징조가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큰 재난이 일어났다. 세계적인 정치지도자들이 감염됐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그러면서 “재림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시작된 중국 우한에서 재림교인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했고, 자카르타합회의 선교부장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페인에서는 최근까지 53명의 재림교인이 확진돼 그 중 3명이 숨을 거뒀다. 남가주합회 내에서도 10명이상의 재림교인이 감염됐다. 아직 사망자 보고는 없다. 아드라인터네셔널의 의료지원시스템을 총가동해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 함께 참여한 성도들은 “한인교인 중에도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힘든 상황에 처한 가족이 있다. 의료시스템의 보호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서류 미비자들을 위해서도 기도가 필요하다. 확진되어 투병 중인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회복의 중보기도가 절실하다. 미증유의 시대, 하나님의 인도와 은혜를 마음 모아 간구하자”며 평안을 빌었다.
이 밖에 교회예배나 집회뿐 아니라, 올 여름 열릴 예정이던 중동부연합야영회와 서부연합야영회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소되는 등 미주 한인교회가 주관하는 대형 행사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편, 미국 동부시간 9일 오후 7시 기준 미국 전역에서는 46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누적 사망자는 1만6500명 가까이 집계됐다. 이는 그동안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사망자가 많았던 스페인(1만 5천447명)을 추월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주와 아이다호주에 대해 코로나19와 관련해 중대 재난지역 선포를 승인함에 따라 기존 49개 주와 워싱턴DC, 괌, 푸에르토리코 등 54곳이 중대 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유일하게 중대 재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와이오밍주도 승인을 요청한 상황. 미국에서 50개 주 전역이 동시에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적은 이제껏 단 한 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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