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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목리 인근서 벌목 작업 증명할 바위구멍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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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4.11.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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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목재 운반용 물막이 흔적 ... 이장 이상기 씨 도움 결정적
적목리 신앙공동체 거주지 인근에서 일제강점기 벌목 작업을 증명할 바위구멍이 발견됐다.

그동안 일부 증언을 통해서만 전해졌던 경춘철도임업주식회사 가평출장소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물적 증거가 확보됐다. 


이로써 적목리 신앙공동체 거주자들이 철도 침목을 생산하는 산판 일을 하며 산속 신앙생활을 유지했었고, 적목리 공동체가 거주했다고 알려진 두 개의 장소 중 처음에는 위쪽 장소에 거주하다가 헌병대의 급습 이후 출장소 측과 연락 및 양식 배달 등이 용이한 아래쪽 장소(처음 장소에서 1㎞ 거리)로 옮겨 거주했다고 하는 당시 공동체 총무 신태복 장로의 주장도 더욱 힘을 받게 됐다.


1998년 4월 20일 김재신 목사, 민삼홍 목사, 이종근 교수 일행은 적목리 거주 노인 이흥교 씨에게서 “적목리 신앙공동체 거주지로 알려진 두 장소 중 아래 장소 건너편에 경춘철도가평출장소가 있었고 출장소 부근에서 뗏목을 개울물에 태워 내려보내면 삼팔교 부근 사무소에서 건져 목탄차로 가평까지 운반했다”는 증언은 확보했다. 하지만 그동안 이를 뒷받침할만한 물적증거는 얻지 못한 상태였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올해 10월, 삼육대박물관 측은 이흥교 씨의 둘째 아들인 적목리 이장 이상기 씨로부터 당시 벌목한 목재를 뗏목으로 운반하기 위해 물막이용으로 바위에 철제 막대를 세우기 위해 여러 구멍을 팠던 흔적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현장에서 이를 확인했다.


바위구멍의 용도가 물막이용 쇠막대기를 꽂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이상기 씨가 알게 된 경위도 흥미롭다. 이 씨는 어린 시절, 물고기를 잡으러 적목리 개울을 자주 찾았는데, 바위에 인위적으로 뚫린 구멍을 보고 이상히 여겨 부친에게 물었더니 일제가 목재 운반을 위해 물막이용으로 쇠기둥을 박기 위해 판 구멍이라는 대답을 들었다는 것. 


이 씨는 지난달 삼육대박물관 일행을 만났을 때 그것이 당시 역사를 확인하는 중요한 물증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를 소개했다. 그 장소는 출장소 아래편 개울로, 현재 가평군이 세운 38선 안내판 아래에 있는 개울가 바위들이다. 바위에는 당시 판 구멍들이 지금까지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에 박물관 측은 이상기 씨가 제보한 38도선 안내판 바로 아래 계곡의 ‘바위구멍 1군(群)’ 지점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보강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1군 지점에서 250m 아래 지점에 ‘바위구멍 2군(群)’을 발견했다. 5개의 구멍에 동일 공간에 파여 있어 이 역시 물막이용 철제 막대를 세운 흔적으로 보인다. 


물막이를 터뜨려 한꺼번에 흐르는 물로 벌목한 나무를 옮겼다는 또 다른 증거는 당시 한 마을주민의 인명사고다. 이상기 씨의 증언에 의하면 1940년대 초, 적목리 계곡에서 빨래하던 안 모 씨의 누나가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과 뗏목에 휩쓸려 변을 당했다고 한다. 안 씨는 이상기 씨의 친형 이상열 씨의 친구. 비극을 당한 후 다른 지역으로 옮겨 살다가 작고했다. 이는 당시 경춘철도 가평출장소의 무책임한 행위로 인한 참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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