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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수 선교사의 ‘아프리카 PMM 보고서’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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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수 통신원 통신원 [email protected] 입력 2009.05.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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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청취자에게 복음 전하는 루웨세 라디오방송국을 찾아
루웨세 라디오방송국을 찾아 떠나는 길. 밤사이 내린 폭우로 도로가 완전 진흙 구덩이로 변했다. 사진기자 자료사진
3월 31일
북키부대회의 본부가 있는 루웨세(Rwese)에 다녀왔다. 전 주 안식일 루웨세교회에서 예배를 드렸기 때문에 이번 방문이 세 번째였다.

말렘베 목사가 우리 부부와 함께 동행한 이번 방문의 목적은 대회와 대회가 운영하고 있는 라디오방송국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방문수단은 오토바이. 운전이 익숙하지 않아 쉽지 않았지만, 달리 뾰족한 운송수단이 없어 오토바이를 끌고 나왔다. 콩고에선 석유를 다 수입해서 쓰기 때문에 기름값이 너무 비싸 장거리가 아닐 경우에는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출발하려고 오토바이를 마당으로 끌고 나오자마자 익숙하지 않은 손놀림 때문에 액셀레이터 레버를 너무 돌려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게다가 넘어지면서 오른쪽 손잡이 부분의 브레이크 레버마저 부러져 앞 브레이크를 쓸 수 없게 되었다.

출발도 하기 전에 당황이 되었지만, 같이 일하는 콩고선교사 친구들 가운데 아무도 가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앞 브레이크 없는 오토바이를 타고 출발했다. 이런 나의 오토바이 운전 실력이 못미더웠는지 아내는 말렘베 목사의 뒤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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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길에 나서자마자 곧 시동이 또 꺼져 버리고 말았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좋은 구경거리라도 생긴 양 신기해한다.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포위된 채 말도 못하고, 그저 애꿎은 시동 버튼만 연신 눌러댔다.

잠시 후 앞서 가던 말렘베 목사가 와서 시동을 걸으니 잘 걸리는 것이다. 아직 오토바이에 익숙하지 않아서 생긴 작은 해프닝이었다. 부끄러웠지만, 좌우간 출발은 했다.

지난밤 내린 폭우로 도로가 완전히 진흙 구덩이로 변했다. 미끄러지고, 시동이 꺼지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겨우 그 길을 빠져나왔다. 이동하는 중간 중간 진흙이 많고, 길이 좋지 않아 애를 많이 먹었다.

평소 2시간(오토바이로는 1시간30분)이면 닿을 거리의 대회를 이날 2시간30분이나 걸려 도착했다. 온 몸에 긴장과 힘이 들어가 그런지 어깨근육이 뭉쳐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다시 돌아갈 길이 걱정될 정도였다.

대회장님과 직원들의 환영을 받고 제일 먼저 루웨세 라디오방송국으로 올라갔다. 지난 회에 언급한 것처럼 대회가 있는 루웨세는 해발 2,200미터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라디오방송국은 그보다 더 꼭대기로 올라가 조그만 콘크리트 건물에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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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송국은 재림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콩고 유일의 라디오방송국(곧 고마 라디오방송국이 문을 연다)으로 2001년부터 콩고 북키부지역에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매일 오전 5시30분부터 6시30분,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하루 4시간씩 103.5Mhz 주파수를 이용하여 프랑스어, 스와힐리어, 키난데어 등 3가지 언어로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현재 라디오의 출력은 500W로 약 5만 명의 청취자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름하여 RAR(Rwese Adventist Radio)이다.

방송 프로그램은 대회에서 근무하는 목회자 한 명이 기획하지만, 그 외 모든 프로그램의 운영과 실무는 Romy Mugeni 라는 젊은 청년이 전담하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무보수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현재 이곳에도 전기가 없기 때문에 제너레이터를 돌려 방송을 하고 있는데, 운영비가 만만치 않게 든다고 한다. 거기다 방송을 라디오, 카세트, DVD플레이어를 가지고 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스튜디오도 말이 스튜디오지 칸만 구분되어 있을 뿐, 전혀 방송시설이 되어 있지 않았다. 앞으로 이 라디오방송국과 텔레비전 방송국의 책임자로 일하게 되었기 때문에 적잖은 부담이 밀려왔다.

언덕을 내려와 건너편에 있는 헬스센터로 가는 길목에서 교회가 운영하는 초등학교를 잠시 지나게 되었다. 일행의 모습을 본 아이들이 갑자기 교실에서 몰려나와 순식간에 우리를 에워싸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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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나 맑은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것을 보는 것이 이젠 전혀 이상하거나 어색하지 않은 일이 되었다. 삶은 고달파도 이들의 가슴에 큰 꿈이 새겨지고 소망의 씨앗이 자랐으면 좋겠다.

허름한 건물 3채로 지어진 헬스센터는 정식 병원이 아니다. 그러나 주위에 살고 있는 많은 환자들이 이곳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병상 수는 23개, 직원은 간호사 5명을 포함하여 10명이 근무를 하고 있다.

병상은 평상시 50% 정도 환자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해산을 앞둔 산모들과 말라리아를 포함한 각종 질병들을 치료받기 위해 입원해 있는 환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곳 간호사들의 한 달 봉급은 40~50달러로 매달 수입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병원 전체의 한 달 수입은 보통 600달러 정도라고. 아직은 정식 의사도 없고, 병실 환경이 열악해서 인가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수술 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

그러나 병실만 제대로 갖추어지면 병원인가도 받을 수 있고 의사도 초빙할 수 있어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할 수 있으리란 것이 이곳 사람들의 생각이다. 병원 전체 한 달 수입이 600달러 남짓이니 자체적으로 병실을 개축하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날 오후, 대회장님으로부터 이 지역의 사정을 보다 자세하게 설명들을 수 있었다. 4,4000명이 넘는 신자가 살고 있는 북키부대회의 1년 십일조는 20만 달러가 조금 넘는 정도. 그중 절반 이상이 연합회로 보내지고, 나머지 45%로 대회의 모든 살림과 목회자 봉급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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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연합회로부터 오히려 빚을 안고 있다. 보험료라고 한다. 물론 지금은 더 이상 보험료를 지불하지는 않지만 그 빚이 탕감되지 않고 있으니, 북키부대회가 이 산골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소속된 교회들 가운데 지붕을 얹어 주어야 하는 교회만도 64개나 된다. 이곳 신자들은 진흙을 개어 벽돌을 스스로 굽는다. 그래서 벽은 쌓을 수 있지만, 돈이 없어 지붕을 올리지는 못한다. 제일 좋은 지붕은 함석으로 한 교회당 평균 1,500달러 정도가 소요된다.

이들을 도울 일이 끝이 없어 보였다. 대회장님께 제일 시급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예상한대로 ‘전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곳에 대회, 방송국, 학교, 건강센터, 고아원 등 각종 기관이 몰려있는데 전기가 없다. 물도 없어서 빗물을 쓰던지, 물을 길어오기 위하여 수백 미터 골짜기로 내려가야 한다. 순간, 이 많은 식구들이 그동안 어떻게 이 산꼭대기에서 살아왔는지 오히려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회에서는 전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력발전을 생각하고 있다. 약 6Km 떨어진 곳에 강과 계곡이 있어서 그곳에 발전시설을 세워 전기를 끌어오면 전기와 물 부족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발전가능 용량은 60Kw.

발전시설을 세우고 전기를 끌어오는데 필요한 예산은 3만2,000달러인데,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큰 혜택을 누리며 살게 될 것이다.  

4월 5일
News_4209_file6_v.png한국에서는 전기의 소중함을 전혀 모르고 살다가 이곳에서 전기가 얼마나 귀한지 새삼 깨닫고 있다.

어제(4월4일) 안식일에는 Kanyastsi(카냐치)교회에서 설교를 했는데, 영상을 보여주려고 액정과 노트북을 발전기에 연결했는데, 전기용량이 일정치 않아 그만 액정과 노트북 어댑터가 타고 말았다. 이젠 전기가 들어와도 사용을 못하게 됐다.

전기가 늘 일정하게 공급되는 것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생각해 본다. 마치 하나님께서 햇빛과 비를 늘 공급해 주시지만, 우리가 그 중요성을 모르고 망각한 때가 많은 것처럼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던 것 같다.

돌아오는 길, 또다시 폭우가 쏟아졌다. 하늘은 잔뜩 검은 구름을 머금은 채 장시간 비를 더 쏟을 것 같았다. 하는 수 없이 오토바이를 두고 대회장님의 차를 이용해 부템보로 돌아왔다. 이처럼 콩고에서의 선교여행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우기가 시작이 된다. 그러면 더 자주 진창길을 경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콩고의 교회들이 이 선교방문으로 힘을 얻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아무리 힘든 길이라도 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길에 한국 교회 성도들의 기도와 관심과 사랑을 안고 간다면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회들을 방문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이 나를 이곳에 보내신 하나님의 뜻이고, 선교사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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