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꿈에 날개를’ 방글라데시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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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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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0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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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옥 봉사자가 전하는 ‘거리아동을 위한 사회통합 프로젝트’ 사업
그는 올해부터 시작된 ‘거리아동을 위한 사회통합 프로젝트(SISCDP)’와 ‘슬럼지역 여성을 위한 벵갈어교실’ 소식을 전해오며 한국 성도들이 이 지역 아드라 사업을 위해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길 요청했습니다. 이희옥 자매가 보내온 메일의 전문을 옮깁니다. - 편집자 주
“땅콩을 팔면서, 종종 하늘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 바라봐요. 그리고 언젠가 멋진 비행기 조종사가 될 거라는 꿈을 꿔요”
이제 13살이 된 사존은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이는 방글라데시 북부의 미멘사이라는 도시에 살고 있다. 이 지역을 가로지르는 기찻길 옆 빈민가가 사존의 집이다. 아이는 버스터미널에서 땅콩을 팔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하루 종일 버스와 버스를 오가면 땅콩을 팔면 하루에 100-150TK(화폐단위1TK=69원)를 벌 수 있다. 사존의 아버지는 철도에서 짐꾼으로 일하고 있고, 어머니는 시골에서 그의 형과 결혼한 누나 식구와 함께 살고 있다. 다행히 사존의 가족은 이 지역 슬럼가의 다른 가족들에 비해 경제적으로 아주 쪼들리는 형편은 아니다.
“우리 두 가족이 생활하고 엄마에게 보낼 수 있을 만큼 돈은 벌어요. 그런데, 항상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게 있어요”
“그게 뭔데?”
아이는 이내 어깨를 들썩이더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와 연락을 못한지 ... 8개월이나 됐어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요. 엄마가 있는 주소를 알지만 글을 어떻게 쓰는지 몰라요. 만약 주위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을 하면 분명히 날 비웃을 거예요. 엄마가 보고 싶은데 ... 엄마는 내가 언젠가 멋진 비행사가 될 거라고 믿는 이 세상의 단 한 사람이에요.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
아이는 곧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고, 자신감이 있었다.
사존은 글을 읽고 쓰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아드라 방글라데시에서 지원하는 ‘거리아동프로젝트’에 참석하고 있다. 주말을 제외한 매일 이곳에 와서 교육을 받고 있는 사존은 이제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게 되었다며 정성 들여 쓴 자신의 이름을 펼쳐들었다.
“내 꿈을 조금씩 이루고 있어요”
글을 읽고, 쓰는 시간이 다른 놀이시간보다 훨씬 더 즐겁다는 사존.
“아드라가 너에게 어떤 곳이냐”는 뜬금없는 질문에 아이는 속삭이듯 말했다.
“전 이곳이 너무 좋아요. 사람들은 우리가 더럽고 냄새가 난다고 싫어하지만, 내가 아는 글을 쓸 줄 아는 사람들 보다 여기 선생님들이 더 멋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가족보다 저를 더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이젠 나를 사랑하고 돌봐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아요”
사존에게 꿈을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순간 아이의 얼굴에 행복감이 가득 찬 웃음이 번졌다.
‘거리아동을 위한 사회통합 프로젝트(SISCDP)’는 올해부터 시작된 아드라 방글라데시의 사업이다. 스웨덴 미션을 통해 지원받고 있는 이 사업은 새천년개발목표(MDG’s) 중 목표1- 절대빈곤과 기아퇴치, 목표2-보편적 초등교육의 달성에 입각하여 계획된 사업이다.
빈곤으로 인해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환경에 놓인 아동, 부모의 방임으로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는 아동을 중심으로 현재 109명의 아이들이 매일 한 끼의 식사와 교육 및 건강관리를 받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나이가 많은 청소년들에 대한 직업교육이다. 기초학문교육과 직업교육을 병행하여 거리로 나가 구걸을 하고, 차 사이를 지나다니며 물건을 파는 경제활동 대신 자신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통합직업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목표다.
사존과 같이 꿈은 있으나 개발시키지 못해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슬럼가 어린이들에게 다시 꿈을 가지고, 키울 수 있도록 후원해 주는 일이 절실하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좋은 아이디어나 제안사항을 가진 독자들은 아드라코리아(☎ 02-3299-5257~8 / [email protected])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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