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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라봉사자 진한나 양의 여기는 프놈펜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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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나 통신원 통신원 [email protected] 입력 2009.10.1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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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기쁨, 주는 기쁨 ... 뜨러뻬앙 스바이의 ‘달걀 십일조’
신성은 봉사자가 시장에서 구입한 후원물품(쌀과 달걀)을 캄보디아의 대중교통 수단 툭툭에 싣고 있다. 사진기자 진한나
동남아시아 부정부패지수 2위. 캄보디아!
얼마 전에 발표된 명예롭지 않은 순위이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부정부패가 심한 나라는 미얀마이고, 캄보디아는 2위를 차지했다.

지난번에 방문했던 성은 언니의 친척오빠는 “짚신과 아디다스가 공존하는 나라”라는 말로 캄보디아를 묘사했었다.

그렇다. 캄보디아는 상처투성이 맨발과 유명 브랜드의 고급 운동화, 무너지기 일보직전의 움막과 궁전을 방불케 하는 호화주택, 랜드크루저와 우마차가 공존하는 나라다.

정말이지 이 곳 부자들의 저택과 차들은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것들이다. 캄보디아 프놈펜에만 100개가 넘는 외국 NGO단체들이 들어와 있다는데, 내 생각에는 캄보디아 부자들이 조금만 나누면 그 많은 외국 NGO 도움 안 받고도 충분히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건 나의 바람일 뿐, 부정부패 2위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점점 가속화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격차는 갈수록 더 크게 느껴지기만 할 뿐이다. 그 사이를 외국의 원조로 메우는 것보다 자국민들이 서로서로 돕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텐데… 언제쯤 그런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사실 아동후원사업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후원물품을 전달할 때마다 이 아이들과 부모들이 거저 받는 것에 익숙해져서 구호에 의지하는 나쁜 근성이 생기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캄보디아 사람들의 의식 수준을 높여서 서로 나누고, 스스로 자국의 소외계층을 돌아보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오히려 그들의 의식수준의 발전을 저해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원래 캄보디아 사람들은 스님들을 공양하던 사람들이었는데 베풀고 주고 나누던 이 사람들을 많은 기독교단체와 NGO단체들이 거지로 바꿔놨다는 말들이 나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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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뜨러뻬앙 스바이 지역의 후원가족들이 나의 이런 걱정을 일소시켜주었다.

이 사업을 시작하고 제일 처음 방문한 동네, 가장 먼저 만난 아이들, 가장 빨리 후원을 받기 시작한 이 마을은 내 봉사활동의 첫 열매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인지 모든 후원아동들이 하나같이 다 예쁘지만, 뜨러뻬앙 스바이 지역에 사는 아이들은 유난히 더 사랑스럽고, 정이 간다.

지난 6월 5명의 아이들이 첫 후원을 받기 시작한 이 마을은 후원자를 만나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 9월부터는 등록한 12명의 아이들 모두가 후원을 받게 되었다. 그동안 후원자가 생기지 않은 아이들을 보기가 미안했는데 드디어 기쁜 마음으로 모두를 만날 수 있었다.

여느 때보다 더 신바람이 나서 후원물품을 나눠주고 손을 모아 인사를 한 뒤, 다음 마을로 떠나려고 일어섰다. 그런데 다들 각자의 물품을 챙기면서 후원물품으로 받은 달걀 30개 중에서 3개를 꺼내서 지역담당자님께 드리는 것이었다. 의아해 하며 달걀을 왜 주는 거냐고 담당자님께 여쭈었다.

기다리던 아이들까지 모두 후원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들 받은 것의 십분의 일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모은 달걀은 같은 마을에 사시는 독거노인분들, 장애가 있거나 가정환경이 어려운 분들에게 드리기로 했다고 하셨다.

12명의 아이들이 각각 달걀을 3개씩 내니 36개가 모여 금세 달걀 한 판이 생겼다. 2주 후에 다시 한 번 지급을 나왔을 때도, 그들은 ‘달걀 십일조’를 냈다. 각 사람이 낸 것은 6개 뿐이지만, 모두가 함께 하니 한 달에 72개의 달걀로 다른 이들을 돕는 그룹이 되었다.

아동후원은 6세에서 14세까지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서 같은 마을에 계시는 독거 노인분들이나 장애인분들의 어려움을 알면서도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었는데 뜨러뻬앙 스바이의 후원가족들이 내 마음의 짐을 덜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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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흔히들 이렇게 말하곤 한다.
"내가 도움을 받아야 해. 내가 불우이웃인데 누굴 도와?"

우리 후원아동들의 부모님들은 하루에 1달러도 벌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야 말로 가진 것이 없다고, 적게 가져서 나눌 것이 없다고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누지 못할 핑계를 충분히 댈 수 있고 아무도 그런 그들을 비난하지 못할 만큼 명백히 가난한데도 도움을 받는 것을 진정 감사히 여기고, 도움을 받지 못하는 다른 이웃을 위해 자신이 받은 것의 10분의 1을 기꺼이 나누기로 했다.

많은 경우, 거저 받은 것도 남과 나누기 아까워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옛 현인이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 이니라” (잠 11:24, 개역)

비록 이들이 나누는 것은 작은 달걀이지만 그 속에 담긴 나눔의 정신은 무엇보다 크고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이 진정한 십일조의 정신이 아닐까?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진정한 십일조를 드리는 이 분들에게 하늘 문을 열고 더 이상 쌓을 곳이 없어 넘치도록 복을 부어주실 거라 믿는다.

그리고 우리 후원아동들도 후원자분들의 사랑으로 무럭무럭 건강히 자라고, 부모님과 후원자들의 고귀한 나눔의 정신을 물려받아 지혜가 자라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 사랑스러운 사람, 더 많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장차 캄보디아와 세계를 변화시키는 일꾼들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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