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여성대표 ... 엇갈리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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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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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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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과도기” VS “스스로의 노력 동반돼야”
“총회 대표는 이번이 처음이시죠? 어떠세요?”
“어휴~ 글쎄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공부 좀 해야 겠어요”
장소를 옮겨 충청합회 총회장에서 만난 한 여집사 역시 “총회 대표로는 이번에 처음 참석했는데, 의회가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궁금한 게 있어도 질문했다가 괜히 창피만 당하는 것 아닌가 싶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번 전국 5개 지방 합회 총회에 참석한 여성대표들은 모두 204명. 합회별로는 동중한합회가 전체 531명 중 63명이었고, 서중한합회가 전체 564명 중 73명이었다. 또 영남합회는 347명의 총회 대표 중 23명이었으며, 충청합회는 361명 중 25명, 호남합회는 291명 중 20명이었다.
앞선 한국연합회 제33회 총회에서는 전체 575명의 대표 중 61명이 여성이었다.
이처럼 총회나 각종 위원회에서 여성대표들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은 이제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다. 이러한 활동에 여성들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일반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으며, 여성들의 ‘진입’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에 비례하여 여성대표들의 역할이나 활동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실제로 이번 한국연합회 제33회 총회와 5개 지방 합회 총회에서 여성대표들의 직접적인 참여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나마도 적극적인 발언을 제기하는 여성들은 일부 대표들에 한정되었다. 물론, 목회자 안식년제도 도입, 각 교회 예배순서의 통일성, 지역교회 통폐합 등 과거에 비해 다양한 분야에서 눈에 띄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발언이 “각종 위원회 구성에 여성의 수를 늘려 달라”는 내용에 그쳐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여성지도자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그동안 여성들이 행정이나 의회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었기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해석하며 “여성대표들이 행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연합회 여성전도부장 이선미 목사는 “이제는 총회나 각종 위원회에 여성을 포함시키려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쌓아온 경험이나 준비가 아직은 미흡한 현실에서, 소수의 여성들에게 큰 역할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솔직히 여성들은 총회와 대표의 역할이 무엇인지, 의회는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 헌장이나 정관, 시행세칙 등이 무엇인지 등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면서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관심을 갖고 더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대총회 행정위원으로 이번 총회에 참석한 남상숙 집사(동중한 묵동제일교회)는 “누구라도 어떤 일을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이것은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행정에 얼마나 많이 참여하고, 경험을 갖추었는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상숙 집사는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도자들 역시 과거 이러한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며 “여성들이 각종 행정에 참여하면서 때론 답답하고 미숙한 모습을 보일지라도, 인내를 갖고 기다려주는 아량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성들이 행정에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질향상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눈길을 쏠린다.
지역교회의 한 목회자는 “여성들이 총회 대표로 참석해 권한을 행사하고, 활동 기회를 늘리려면 어쨌든 배워야 한다”면서 “여성 자신의 인식변화와 함께 회의법 등 그에 따른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총회장에서 만난 한 여성대표는 “교회를 대표해 총회에 참석한 것은 큰 특권이지만, 어떤 문제의식을 발견하고도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출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며 “회의의 절차나 발언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사전에 교육을 받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미 목사는 “이를 위해 여성지도자세미나, 여성대회, 선교대회 등 각종 집회를 통해 행정법이나 회의법 등을 강의하며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부분은 여성들이 절감하고 있으며, 스스로 풀어가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기존에 갖고 있던 여성들의 전통적 역할보다 훨씬 더 의미 있게 하나님의 사업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행정자들이 도와야 한다”고 의식의 변화를 요구했다.
남상숙 집사는 “여성들이 편견 없이 행정에 참여하고, 능동적인 여성지도자들이 양성되기 위해서는 제도의 개선보다 일선 교회 담임목사들의 인식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여성들의 행정참여 기초를 다지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직원회 등 교회 단위의 남성위주 권위주의가 타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각종 위원회에 평신도 참여율이 더 높아져야 여성의 참여율도 자연스럽게 많아질 것이라며 평신도들이 민의를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보다 확대되길 기대하는 주장도 귀에 들려왔다.
또 총회가 보다 성숙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는 여성뿐 아니라 젊은 세대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편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란 의견도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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