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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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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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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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가타교회 성도들과 나눈 ‘그날’ 이야기
평범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질문이 끝나자 그의 입술은 부르르 떨렸다.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다. 방금 전까지 쾌활하게 웃음 짓던 그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지만 침착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놓았다.
“그 일 때문에 우리는 정말 많이 슬퍼하고 걱정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교인으로서 목사님이 한국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과 돌아가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반반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모를 만큼 심정적으로 많이 흔들렸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잠을 이룰 수 없을 만큼 고민이 컸습니다. 교회를 생각하면 이곳에 남아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목사님의 가족을 바라보면 감히 그렇게 말씀드릴 수 없었습니다”
그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숨을 한 번 크게 들이 킨 후 그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결국 우리는 목사님의 판단을 따르고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목사님이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했을 때 감사한 마음 이외에는 달리 어떠한 표현으로도 그 마음을 다 묘사할 수는 없을 만큼 고마웠습니다. 앞으로 이런 목사님을 다시 만나기 힘들 것입니다”
야마가타교회의 야타메 후쿠요 집사는 당시 김영민 선교사의 결정을 이렇듯 가슴 깊은 곳에 담아놓고 있었다. 다른 교인들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츠츠오카 집사는 “교회를 위해서는 김 목사님이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정말 믿을 수 없게 목사님이 계속 남아 있기로 결정했다”면서 “우리 모든 교인들은 깊이 감동하고 이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츠오카 미츠코 집사는 “개인적으로는 정말 본국으로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목사님께서 남겠다고 했다. 정말 감사했지만 걱정이 컸다”고 회상했다. 마츠오카 집사는 이어 “우리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하나님께 이곳에 절대 방사능이 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야마가타교회 성도들은 김영민 선교사가 부임한 뒤로 교회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야타메 후쿠요 집사는 “목사님이 전해 주시는 말씀을 통해 우리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신앙을 해야 하는지 더욱 깊이 있게 깨닫게 되었다”면서 “요즘은 복음을 전하기 위한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교인들이 저마다 받은 복음의 불씨를 어떻게 태워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츠츠오카 집사는 “교인들이 신앙생활이나 선교에 활력을 갖는 등 교회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활기차졌다”고 전했다.
시각장애인인 츠츠야 세이코 할머니는 “김영민 목사는 모래알 같던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연합시켰다”면서 “무엇보다 그는 우리를 자신에게 맞추려하지 않고, 자신이 일본인에게 맞추어졌다. 다른 문화에서 온 외국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영민 선교사 부임 이후 교회의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하던 교인들의 얼굴에 갑자기 걱정스런 낯빛이 서렸다.
마츠오카 미츠코 집사는 “목사님은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에 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예배시간은 물론, 성경공부와 소그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가르쳐주었다”면서 “우리는 목사님과 함께 이곳에 선교적 밭을 일구고 씨를 뿌렸다. 이제 곧 그 열매가 맺힐 것이다. 그 성장과정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꺼내놓았다.
그는 “그런 면에서 김 목사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다. 그의 존재는 우리에게 아주 소중하다. 일본연합회에 김 목사가 내년에도 계속 우리 교회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답이 오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 우리는 이것을 강력하게 원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야마가타교회 성도들은 앞으로 자신들이 지역사회에서 어떠한 선교적 역할을 해 나갈 것인지 뚜렷한 계획과 구상을 갖고 있었다. 특히 이번 대지진을 겪으면서 많은 생각을 갖게 된 것 같았다.
야타메 후쿠요 집사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앞으로 우리 교회가 이와테, 센다이, 후쿠시마 등 피해 지역 교회들의 거점으로서의 선교적 역할을 감당하기 바란다”며 “우리 교회는 지리적으로 다른 피해지역과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요충지에 있다”고 전했다.
옆에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마츠오카 미츠코 집사는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이재민이 된 피난민들이 하나님께 자신의 마음을 바칠 수 있도록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특별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공감을 표했다.
마츠오카 집사는 또 “내 주변을 살펴봐도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생활이 너무 바빠 주변에서 전도를 해도 잘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서 “그래서 앞으로 일본 복음화를 위해서는 역시 가족전도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의견을 제시했다.
야마가타교회 성도들은 마지막으로 자신들을 위해 기도하며 마음을 모아준 한국의 재림성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에서 서로 예수 그리스도의 빛의 역할을 잘 감당하여 재림을 앞당기는 성도들이 되자며 활짝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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