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철이 같은 피해자 다시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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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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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2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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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감사청구제 서명동참 호소하는 문영덕 장로
아버지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해 가을 추석연휴를 맞아 귀성길에 올랐다 달리는 새마을호 열차에서 떨어져 숨진 고 문호철 군의 아버지 문영덕 장로는 아직도 아들을 가슴에 묻지 못했다.
“요즘도 하루에 몇 번씩 아이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이 일을 그만 둘까 아내와 의논해 보고, 저 스스로도 다짐해 보지만 언제 또 다시 일어날지 모를 우리 아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
이내 그의 목소리가 바르르 떨려왔다.
문 장로의 가족은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코레일 열차사고나 결함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요즘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열차사고 뉴스를 볼 때마다 ‘과연 내가 이렇게 침묵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자문에 빠지게 됩니다. 그냥 묻어야하나? 아니면 외쳐야하나? 깊은 고민이 들지만, 승객의 안전을 외면하고 있는 코레일의 행태를 보며 가만있는 것이 더 이상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마음 속 깊이 눌러두었던 무거운 심경을 애써 꺼내놓는 그의 눈가에 눈물이 반짝였다.
문 장로는 아들의 사고가 ‘자살’이 아닌 코레일의 안전점검 미비로 인한 ‘사고사’라고 확신한다. 실제로 사고 열차의 출입문 어디에서도 고 문호철 군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유전자 감식결과나 정밀조사에서도 고인이 문을 열고 스스로 열차에서 뛰어내렸다는 흔적이 검출되거나 발견된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해 11월 “원인 불상에 의해 열차 문이 열려 추락한 사망 사건”으로 결론짓고 수사를 서둘러 종결했다. 코레일은 경찰 조사에서 나온 결과에 따라 자신들은 열차 결함이나 승객 안전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어 유가족을 더욱 답답하게 하고 있다.
문 장로는 그사이 국토부 산하 항공철도조사위원회에도 하소연해 봤지만, 해당 위원회는 5000만원이상의 재산피해와 사상자 3명이상의 사고에 대해서만 조사한다는 기막힌 답변이 돌아왔다. 꽃다운 청년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정부 산하 기관이 규정에 얽매여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유가족은 고심 끝에 국민감사청구제도의 문을 두드리기로 했다.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로 공익을 해칠 경우 만 19세 이상의 국민 일정 수 이상이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300명 이상의 연명을 받으면 요청할 수 있다고 한다.
문 장로는 이 문제의 해결에 성도들이 함께 해 주기를 호소한다.
“여러분에게는 송구스럽지만, 이것은 제 개인의 일이 아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이렇게 감히 도움을 요청 드립니다. 여러분의 관심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응집된 힘이 승객의 안전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진 거대 기업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감사원에 제출할 서명부는 재림마을 게시판(81310번)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한편, 문영덕 장로는 아들의 사망보험금을 삼육대 미래관 건축비로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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