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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백근철 목사 주제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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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17.05.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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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교회 이야기: 실험 혹은, 실패의 기록
삼육대 신학대학원에서 향학 중인 백근철 목사는 ‘두 교회 이야기: 실험 혹은, 실패의 기록’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저는 오늘 한국 재림교회의 한 귀퉁이에서 시작되었던 실험적 개척교회의 경험을 조금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1. 관점의 변화와 질문의 시작.
오규원 시인은 ‘창문’을 관점에 비유해서 이렇게 말한 적 있습니다.

“사람들은 네가 밖을 보기 위해 필요한 존재라고 믿고 있다. 밖을 잘 보기 위해서는 잘 닦여진 네가 필요하다. 그러나 더러운 너의 얼굴은 밖을 보는 대신 안을 보는 데 필요하다. 금이 간 너의 눈동자는 밖이란 보는 각도에 따라서, 보는 위치에 따라서 밖이 달리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데 귀중한 존재이다. 안(內)만 바라보는 존재가 그러하듯 밖(外)만 바라보는 존재가 너라면 너는 무의미하다. 의미는 안으로부터 밖으로, 밖으로부터 안으로 의미를 찾는 자의 힘의 크기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 어느 쪽으로 바라보아도 밖이 동일하게 보이는 게 너라면 너는 무의미한 존재이다. 밖은 결코 동일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오규원, 「하나의 편지와 세 개의 축하엽서」중에서​

“보는 각도에 따라서, 보는 위치에 따라서 밖이 달리 보인다”고 한 오규원 시인의 말처럼 저도 2003년에 목회를 사직하고 평신도의 ‘입장’에 서게 되면서 과거에 관성적으로 되풀이 해왔던 제 자신의 목회를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첫째, 목회자의 설교가 현실과 동떨어지기 쉽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목회자는 ‘목양자’라는 자신의 관점에서 벗어나 세속사회에서 살아가는 교인들의 관점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되었습니다.

둘째, 선교적인 강조가 개인의 신앙과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도리어 선교적 이벤트가 많은 열정적인 교회일수록 안식일에 안식을 누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 교회들은 교회의 평신도 리더의 영적 에너지를 고갈시킬 뿐만 아니라 목회자 자신도 빠르게 소진시켜 도피적 인사이동을 요청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셋째, 소위 말하는 ‘관리 목회’가 신자들의 신앙을 목회자 의존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부 교인들이 목회자에게 자주 하는 불평인 ‘우리 목사님은 나한테 관심이 없다’라는 말이 매우 흥미롭게 들렸습니다. 소위 말하는 관리 목회란 개인의 신앙을 성숙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관심만을 목말라 하는 사람들의 불평을 처리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는 것인가 하고 자문하게 되었습니다.
  
평신도로서 한번 더 직업을 바꾸게 되면서 저는 보험설계사로 일하게 되었는데, 그때 만난 사람들은 제게 신앙과 교회론에 관한 새로운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종종 저는 직업적인 만남을 통해서 신앙적인 대화로 전환을 하게 되는 특이한 경험들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런 흥미로운 경험들은 일을 지속할수록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회사, 카페, 집에서 그들의 종교적 고민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들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 직업적인 경험을 통해서 저는 신앙생활이란 꼭 교회건물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고, 안식일 신앙이란 안식일의 안식이 평일의 일상에서도 반드시 경험되고 나누어져야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 하남 풍산교회 이야기
A. 시작
2011년에 저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얻어 교회 개척을 할 수 있는 특권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남 교회 교우들의 귀한 헌신과 합회의 지원에 힘입에 하남시에 200여평에 가까운 대지에 창고와 집이 있는 건물에서 교회를 시작하게 된 것이죠. 타 교단의 일반적인 교회 개척에 비하면  제게는 매우 안정적인 출발을 할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에덴병원 원목실에서 봉사자로 일하다가 부름을 받은 제가 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세 차례 합회주도의 전도회의 뒷수습을 하는 일이었습니다. 삼육서울병원, 출판부, 동중한합회 1년차 목회자들로 각자 구성된 세 차례의 공중전도가 있었고 제가 갔을 때는 동중한합회 목회자들의 전도회가 마치려고 하는 즈음이었습니다. 엑셀파일로 된 수백 명의 구도자 명단을 받았고, 전도단이 빠져나간 이후에는 젊은 집사 한 가정과 장로 한 분이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1년 이상 지속된 합회의 재정지원과 하남풍산교회를 위한 선교회를 결성하여 풍산교회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삼육서울병원의 든든한 지원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정착한 한 장로님 가정의 말없는 섬김과 그 이후에 합류한 교우들의 헌신으로 교회는 한때 40-50명의 출석율을 보일정도로 안정적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B. 활동
주중에 교우들이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을 때 개척교회 목사인 저는 무엇이라도 해야 했기에 집집방문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20년 전에 신학교에서 배운 데로 정장을 입고 성경가방을 옆에 들고 방문을 나섰던 저는 사람들을 만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혹시 만나더라도 그들은 거동이 곤란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바꾸어 하남시청의 자원봉사자센터를 찾아 자원봉사자로 등록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많은 구도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은 주로 50대이상의 여성들로 생활이 안정되고 자녀들 또한 독립한 이후에 자신의 삶에 의미를 찾으려고 모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으며 봉사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그 사람들이 가진 다른 특징은 특정종교에 대한 편견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지역에 대한 생생한 정보와 지역을 움직이는 특정한 부류의 사람들과 교제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 활동은 조금씩 확대되어서 하남시 사회복지 협의회, 하남시 보건소 방문보건팀, 푸드뱅크, 무한돌봄센터와 같은 지역의 사회복지 기관들의 봉사요청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요청으로 자원봉사, 물품 및 현금 기부, 교회 건물의 민간 개방, 공부방운영(최필학사)같은 일들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C. 소셜 미디어의 활용
어느 해는 지역사회에 기부한 물품과 현금의 총액이 1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작은 교회로서는 활발한 활동을 하였는데, 그렇게나마 작은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SNS의 적극적인 활용이었습니다. 교우들의 헌금과 SNS로 알게 된 지인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또한 재림방송(ABN)의 설교방송을 통해서 평일에도 신자 개인의 신앙생활에 활용이 되었을 뿐 아니라 개척 초기의 하남풍산교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D. 예배
안식일에는 교과와 설교가 중심이 된 단순화된 예배를 드렸습니다. 매년 월정헌금 서약과 십일조 강조, 예배시간에 헌금바구니를 돌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우들은 헌물에 대해 정직하고 헌신적이었습니다. 작은 교회치고는 지역사회 활동이 활발한 편이었지만 재정문제로 곤란을 당해본 기억은 없습니다.

담임목사가 설교 사역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교우들은 금요일 저녁에 예언의 신을 읽고 함께 말씀묵상을 하는 그 시간을 더 좋게 생각했습니다. 7시 반에 모여 어떤 경우에는 열한시가 넘도록 깊고 뜨겁게 말씀을 묵상하는 그 시간을 두고 교우들은 목사의 설교보다 더 좋다고 종종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제자훈련 프로그램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자들은 그 시간을 통해서 배우고 신앙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 선한 감화력 때문이었는지 직원회에서 무엇을 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E. 선교
별도로 전도회를 열지 않았음에도, 두 부류의 인상적인 전도자들이 있었습니다. 한 부류는 전통적으로 교회안에서 신앙을 오래 배우고 여전히 뜨거운 선교열정으로 생활 속에서 선교를 실천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또 한분은 천주교인으로 안식일에는 풍산교회를 나오고 주일에는 성당에를 다니는 분이었습니다. 안식일 교회를 다니는 것이 자신에게 별 이익이 없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 분은 교회 분위기가 좋다며 종종 교회를 출석하고 주변에 풍산교회를 소개해주어서 심지어 타교파의 목사님이 우리 교회에서 침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게 된 경우도 있습니다.

F. 검토되었던 계획들
- 교우들의 연약한 재정기반과 교회 주변의 접근성 및 기존 건물의 활용성을 고려할 때 18억에 가까운 기존 자산을 매각한 방안이 고려되었습니다.

① 기존 교회(타 지역의 재림교회)의 2부 예배를 담당하며 교회가 소유한 자산과 공동체의 헌금을 실험적 교회 공동체(선교적 교회)와 그 지도자를 육성하는 기금으로 활용한다.
② 하남의 중산층 거주지역인 타운하우스를 매입하여 30/40중심의 모던한 가정교회를 만든다. 단지 내 공원은 30/40 자녀들의 놀이터 내지는 가족지향적 선교활동의 거점(열린 공간)으로 삼고, 지하는 공연장 겸 카페형 예배당, 일층은 세미나실과 기도실, 이층은 사택으로 꾸민다.
  
G. 아쉬운 점들
초대 목회자의 개척교회에 대한 철학 부재 및 리더십의 한계, 합회의 획일적 선교전략으로 인한 전통적 방식의 선교, 하남의 창고지역이라는 접근성의 한계, 지역과 세대, 선교적 교회론에 대한 기존 교우들의 이해 부족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3. 차화담 교회 이야기
A. 시작
신대원 향학을 하던 어느 봄날, “교회를 쉬고 있는 청년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위한 교회를 해줄 수 있어?”라는 제 친구의 부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별내에 있는 ‘차화담’이라는 카페에서 시작한 안식일 모임은 만 1년이 지난 아직도 평균 7-8명의 사람들이 모이는 소수의 그룹이지만 제게는 특별한 목회적 경험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B. 예배
예언의 신, 설교문 혹은 신앙적인 글들을 읽고 말씀을 함께 나눕니다. 시작을 알리는 묵상도 찬양도 없고 헌금도 없고 오로지 말씀을 읽고 나누는 일만 있습니다. 열시쯤 시작해서 열두시 어떤 경우엔 오후 서너 시까지 대화가 이어집니다. 어떤 경우엔 중독을 경험했던 이의 오랜 자기 간증도 있었고 어떤 경우엔 세미나가 열린 적도 있습니다.

기존의 예배형식을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아직은 이르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어떤 정해진 형식 없이 모이고 있습니다. 목사라 불리는 사람은 있지만 목사의 역할은 없는 모임입니다. 일방적인 말씀의 선포보다 말씀의 나눔에 치중하려는 예배형태이고, 개개인의 신앙체험을 듣고 배우려는 진정성이 있는 열린 모임입니다.

C. 선교
직접적인 선교적인 활동이라 부르긴 어렵지만 차화담 구성원들의 선한 영향력 아래있는 구도자들이 종종 찾아오기도 하고, 안식일 저녁오후나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청소년 동아리 활동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한 청년의 소개로 갑자기 찾아왔던 무신론자인 한 분은 차근히 <생애의 빛>을 읽고 자기에게 유익한 구절들이 있다며 메모를 하고 자신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차화담 교회의 선교적인 장점을 꼽자면 문턱이 낮아 접근성이 좋은 점, 교회를 시작하는 초기 비용이 들지 않아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선교를 위한 별도의 예산배정이 필요하지 않은 점, 리더를 키워내는 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지 않고, 리더가 다양한 장소에서 서로 특성이 다른 소그룹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선교적 확장성이 뛰어난 점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D. 한계
“그런데요, 목사님. 저는 안식일에는 형식을 갖춰서 예배를 드리고 싶어요.” 평일 저녁에 카페에서 말씀 묵상 모임을 제게 요청했던 한 청년이 제게 한 부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설교 때문에 교회를 선택하기가 참 힘들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짧은 말이었지만 제겐 여운이 많이 남는 말이었습니다. 모든 젊은 세대가 탈형식적인 예배를 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청년을 말을 통해 선교적 교회라는 것은 젊은 세대에게 조차도 기존의 전통적인 교회 모델과 병행 내지는 보완적인 형태로 시도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선교적 교회는 선교의 대상, 목회자의 역할, 재정운용의 방식, 의사 결정 구조 및 리더십 형태, 예배형식 및 교회형태의 다양한 모델제시, 교회 행정조직에서 소속 형태나 방식 등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꾸준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바람
신대원에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론을 공부한 사람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기금마련을 제안해 보고 싶습니다. 현장과 합회(연합회)와 신학교가 연합하여 선교적 교회를 후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주시면 어떨까요? 합회와 연합회는 개척이 필요한 지역이나 세대를 특정하여 신대원에서 그러한 선교적 교회모델에 적합한 목회자를 요청하고 재정을 마련합니다.

거기에 지원하는 대학원 학생(향학 목회자 포함)은 2년의 학위과정이 이론 습득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목회와 교회형태를 스스로 개발, 혹은 선택하여 목회실습을 한 후에, 졸업 후에는 자신이 개척한 교회로 부임하는 형태를 조심스럽게 제안해봅니다. 이러한 계획은 목회자 과잉의 시대와 목회자 수급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파트 타임 목사의 신분을 가진 목사의 이중직을 허용해서 다양한 특성과 전문성을 가진 목회자를 육성해야 할 때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교단의 목회자의 인건비 부담을 낮추어 선교에 투자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증대될 것이고 80-90년대 이후로 정체 혹은 쇠퇴하고 있는 선교적 지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침례 후에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잃은 양(backslider)들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한국 사회에서 이단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계층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선교적 브랜드의 다양화도 꾀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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