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닷새간 공식 방한 마치고 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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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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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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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리더십’ 권위와 격식 없앤 파격 행보로 세간 주목 이끌어
14일 서울 공항을 통해 한국을 첫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1시 로마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한국을 떠났다.
교황은 이번 기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국 주교들과 면담했다. 또 성모 마리아가 일생을 마친 뒤 하늘로 들어 올림을 받았다는 가톨릭의 중요기념일인 성모승천대축일의 미사를 집전했다.
16일에는 윤지충 등 18~19세기 순교한 신자 124명의 시복식에 참석했다. 124명이 한 번에 복자로 선정된 건 가톨릭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었다. 교황의 방한 일정 중 하이라이트로 평가받은 이 행사에는 전국에서 100만 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교황은 당진 솔뫼성지에서 열린 ‘아시아 가톨릭 청년대회’에도 함께해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 23개국에서 모인 젊은 가톨릭 신자 수천 명과 얼굴을 마주했다. 또 평신도사도직단체 대표, 아시아 주교단을 접견했다.
이와 함께 세월호 희생자 유족을 위로했으며,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에 성노예로 끌려가 고초를 겪은 종군 희생여성과 음성 꽃동네의 장애인을 만났다. 출국 전 마지막 일정으로 택한 명동성당 미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밀양 송전탑, 강정마을 거주민, 쌍용차 해고 노동자, 타 종교지도자, 환경미화원 등을 초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방한 중 10차례의 연설을 통해 한국 사회에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방한 첫 날,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공직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정의는 상호 존중과 이해, 화해의 토대를 건설하는 가운데 서로에게 유익한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 가겠다는 의지를 요구한다”면서 “우리 모두 평화 건설에 헌신하며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평화를 이루려는 결의를 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6일 광화문 시복미사에서는 “우리는 종종 신앙을 양보해 타협하고 시대정신에 순응하라는 요구를 받는다. 하지만 순교자는 그리스도를 최우선으로 모시고, 그 다음에 다른 것들을 그리스도와 그분의 나라와 관련해 생각해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오후,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부자로 살아가는 봉헌된 사람들의 위선이 신자들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교회를 해친다. 또한 순전히 실용적이고 세속적인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려는 유혹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생각해 보라”며 그리스도인이 사회의 거울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7일 충남 서산 해미 순교성지 성당에서 아시아 주교단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는 “진정한 대화에는 그리스도인이라는 분명한 정체성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능력도 요구된다”면서 “다른 이들의 지혜로 우리 자신이 풍성해지며 마음을 열고 다른 이들과 함께 더 큰 이해와 우정, 연대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고 역설했다.
방한 첫 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진 ‘세월호’ 관련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15일 삼종기도를 통해 “세월호 침몰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모든 한국인들이 슬픔 속에 하나가 되었으니,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그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글로 직접 올린 8번의 트위터도 화제였다.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마친 후 ‘천주교의 성모 마리아님, 저희가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글을 남겼다.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자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친애하는 젊은이들에게, 예수님은 저희에게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도록 항상 각성하고 깨어 있으라고 하셨습니다’라고 썼다.
출국을 앞두고 명동성당서 가진 미사 강론에서는 “만일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평화와 화해를 위해 정직한 기도를 바칠 수 있겠느냐”고 되물으며 “죄 지은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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