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한으로 더 큰 힘 얻게 된 한국 가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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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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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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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인식 바꿔놓으며 비신자에게도 긍정적 이미지 각인
그는 18일 오후 1시 특별한 의전 행사 없이 정홍원 총리 등 정부 인사와 천주교 관계자들의 환송을 받으며 대한항공 보잉777기를 이용해 바티칸으로 돌아갔다.
교황의 이번 방한으로 한국 가톨릭은 이전에 없던 큰 힘을 얻게 됐다. 교세 확장은 물론, 사회적 영향력 확대 등 부수적 성과도 발생할 전망이다.
교황이 한국을 방문한 건 25년 만의 일이었다. 지난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 방한한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역대 세 번째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시아 국가 방문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때문에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교황의 방한을 두고 유수의 언론은 “세계에서 가톨릭 신자 수가 가장 적은 아시아 대륙에 교세를 확장하기 위한 바티칸의 노력을 몸소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한때 일본 선교사로 가는 게 꿈이었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기회에 가톨릭 신자가 전체 인구의 단 3%뿐인 아시아에 가톨릭 교세를 확장하고 싶다는 열망을 강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내년 1월 스리랑카와 필리핀 방문을 예정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 같은 행보는 아시아에서의 가톨릭 교세 확장뿐 아니라 사회, 정치, 문화 등 다방면에서 지대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교황의 방한으로 최대의 ‘수혜’를 입은 건 한국 천주교다. 한국 천주교 신자 수는 인구의 약 10%인 540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과는 대조적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하고 있다. 몇 해 전 인구조사에서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신자 수보다 자신을 천주교인이라고 응답한 인구수가 더 많아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교황의 방한 일정 중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자리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식이었다. 정약종 등 124명의 순교자를 복자로 선정한 이 행사는 가톨릭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한 번에 복자로 선정된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이 자리에는 초청받은 17만 명의 천주교 신자 외에 비신자들도 많았다. 그만큼 사회적 눈과 귀가 한 곳에 쏠렸다.
외신은 이에 대해 “기록상 한국 천주교 순교자 수는 1만 명이 넘는데 이는 한국 천주교의 강인함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시복식과 박해의 역사를 통해 교황은 세계 다른 지역에서 기독교인들이 당하는 고통에 대해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목했다.
그가 한국 사회에 남긴 강력한 이미지는 가톨릭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한 명이 끼친 영향력으로 가톨릭은 당분한 포교활동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무엇보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 교황의 언행은 비 종교인마저도 그를 세계 종교의 우두머리로 인정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빈자에 대한 관심, 고통을 나누기 위해 검소한 생활을 몸소 실천하는 태도는 비 가톨릭 신자까지도 자발적 존경심을 불러일으켰다.
언론은 “교황의 이런 행보 덕에 방한기간 동안 비 천주교도들이 가진 편견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많은 이들이 교회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교황의 소식을 다룬 온라인 기사에는 자신은 가톨릭 신자가 아니지만, 교황을 존경한다는 내용의 찬사 댓글이 수천 개씩 달렸다.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나는 가톨릭을 믿지 않으나, 교황이 한 말씀을 접하며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 이번 방한으로 전 국민의 조그마한 상처까지 치유되길 바란다” “그의 모습에서 무언가 경건성과 전통성이 보였다. 정부가 버리고 외면해서 상처받은 국민을 교황이 위로했다. 이게 종교인의 자세다” “그의 모습에서 정말 언행일치하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종교를 떠나서 존경받아 마땅한 분이다” “이렇게 기분 좋고 행복할 수가 없다. 그분의 기도처럼 좀 더 평안한 우리나라가 되길 바란다”라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떠났지만, 한국 사회에서 가톨릭의 영향력은 한층 더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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