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8년 만 ‘정식’ 여성목회자 박신혜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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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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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3.0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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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친근하게 ‘스며드는’ 목회자 되고파”
한국 교회에 오랜만에 ‘정식’ 여성목회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올해 원주삼육초등학교에 발령받은 박신혜 전도사. 여성목회자가 채용된 것은 한국연합회적으로는 18년만, 동중한합회에서는 19년 만이다.
박신혜 전도사는 합회의 목회자 인사이동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지난 1월 25일 합격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는 ‘이게 정말 사실인가’ 싶을 정도로 믿기지 않아 한동안 멍했다고. 전화를 끊고 나서는 희비가 교차하면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합격의 기쁨이기도 했고, 그동안 고생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며 만감이 교차했다.
가족들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머리를 깎다 딸의 전화를 받은 아버지는 울컥하며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으로 있어 주어 고맙다”고 축하인사를 건넸고, 어머니는 “앞으로도 예수님을 닮은 사람으로 살아가라”며 감사의 기도를 했다. 미국에 있는 오빠는 “기적 같은 일”이라며 본인 일보다 더 기뻐했다. 친구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돌아보면 여기까지 오는 길은 무척 길고 힘들었다. 2012년 신학과를 졸업한 후 2년 동안 한국삼육중학교에서 봉사했다. 이듬해 동해삼육중.고등학교에서 사역하다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했다. 그리고 2018년부터 4년 동안 임시 목회자로 헌신했다. 마냥 길어지는 임시사역 기간을 지나며 앞날을 알 수 없는 막연함과 불안감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박신혜 전도사는 “채용 자체도 놀랐지만, 그렇게 오랜 기간 여성목회자가 채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에도 놀랐다. 그동안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주신 선배 여성목회자들이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과 함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분들의 수고가 밑거름되었기에 오늘의 저의 영광도 있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마냥 들뜨거나 기쁘지만은 않다. 그만큼 소명과 책임의식이 커졌다. 특히 선배와 후배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해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다. 무엇보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장래 목회진출을 꿈꾸며 기도하고 있을 후배들을 생각하면 자신이 더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주어진 일에 더 열심히, 매사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정들었던 서울삼육초등학교를 떠나 새 임지인 원주삼육초등학교로 얼마 전 자리를 옮긴 그는 예수님의 향기로 십자가의 사랑을 전하겠다는 마음이다. 매 순간 성령의 역사하심을 경험하며 그분을 따라가고 싶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자신을 이곳으로 부르신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고 싶다.
미력하나마 여신학생 후배들의 목회진출에 또 하나의 발판이 되고, 작은 용기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당찬 욕심도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은사와 장점을 나타내면서 누구나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목회자이고 싶다. 개인적인 인생의 목표이자 꿈이기도 하다.
목회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동중한합회와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한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여성목회자를 바라보는 지역교회와 성도들에게 바라는 메시지도 덧붙였다.
“어떤 분들에게는 여성목회자라는 존재 자체가 생소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역시 누군가의 사랑하는 딸이자 동생이고 가족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회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모두가 더불어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우리는 하늘까지 함께 갈 동반자이니까요!”
충청합회 음성지구 금왕교회에 출석하는 박희창 장로와 권수자 집사 부부의 막내딸이다.
#박신혜전도사 #동중한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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